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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0일 _ 이병우 루카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08-10 조회수 : 357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12,24) 신앙은 역설(逆說,paradox)입니다. 역설이란, '겉으로 보기에는 명백히 모순되고 부조리하지만, 그 속에 진리를 담고 있는 표현'을 말합니다. '신앙의 역설의 원조'는 '십자가에 달리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고 그분의 제자들인 사도들과 수많은 성인들과 순교자들과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라우렌시오 순교 성인이 그런 예수님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신앙의 역설에 대한 말씀입니다. '그리스도인의 헌금'에 대한 말씀인 제1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적게 뿌리는 이는 적게 거두어들이고 많이 뿌리는 이는 많이 거두어들입니다."(2코린9,6) 오늘 복음의 말씀인 요한12,24의 말씀과 25절의 말씀 역시 우리가 죽어야 살 수 있다는 신앙의 역설을 말하고 있습니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요한12,25) 어떤 사람들은 내가 죽어야 한다는 말에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부활신앙인데 왜 자꾸 죽는 얘기만 하냐고. 부활의 절대적 전제가 죽음이고, 죽음 없는 부활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신앙의 절대적 본질인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라우렌시오 성인은 교회의 보물을 다 바치라는 황제의 명령을 거부하고, 이를 가난한 이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고, 대신에 죽음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역설의 삶을 사셨습니다. 뜨거운 석쇠 위에서 순교하시면서도 "이제 잘 익었으니 나를 뒤집어 주시오. 이제 다 익었으니 잡수시오."라고 말하는 역설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도 역설의 삶을 삽시다! 내가 살고, 우리 모두가 함께 살기 위해 내가 먼저 죽는 역설의 삶을 삽시다!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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