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요한 묵시록 11,19ㄱ; 12,1-6ㄱㄷ.10ㄱㄴㄷ
1코린토 15,20-27ㄱ
루카 1,39-56
창조주를 아기로서 품에 안았던 분이 하느님의 집에 사랑으로 가득 차서 머무는 것을 옳은 일입니다!
성모승천대축일입니다.
하느님의 총애를 입으신 성모님께서 하늘로 불러올림을 받으셨음, 즉 구원되셨음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1950년 11월 1일 비오 12세 교황님께서는 회칙 ‘지극히 자애로우신 하느님’을 통해서 성모 승천을 믿을 교리로 선포하였습니다.
“원죄에 물들지 않고 평생 동정이셨던 하느님의 모친 마리아는 현세의 생활을 마치신 후 육신과 함께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 영광을 입으셨다.”
성모 승천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희망을 주는 사건입니다.
승천하신 성모님께서는 오늘 지상 순례 여정을 걷고 있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내 사랑하는 자녀들이여! 용기를 내십시오.
여러분에게도 가능한 일이 승천이고 구원이여, 천상 영광에의 참여입니다.”
성모 승천은 하느님께 대한 성모님의 신앙과 순종, 헌신적인 태도가 무위로 돌아가지 않고 구원과 승천이라는 풍성할 결실을 맺었음에 대한 확증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성모님처럼 하느님께 자신을 개방하면서, 그분의 구원 의지 실현을 위해 헌신한다면 성모님처럼 구원과 승천의 영광에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성모 승천은 지상 순례 여정 중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희망의 징표로 제시됩니다.
아울러 성모님이 도달한 목표는 성모님 당신 개인만의 목표가 아니라 믿는 모든 이들의 목표, 교회의 목표요, 오늘 우리들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마리아 안에서 교회는 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자신의 목표에 도달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교회는 후에도 이 목표에서 빗나갈 수 없다.
마리아의 현양은 세상 종말에서 교회 현양을 위한 보증이다.”
교회 전승에 따르면, 성모님께서는 성령강림 직후 에페소로 가셨습니다.
골고타 언덕 위에서 아들 예수님께서 남기신 유언에 따라 요한 사도과 함께 지내셨습니다.
평소 성모님의 성향을 고려할 때 절대 편안히 계실 분이 아니었습니다.
요한 사도를 비롯한 여러 사도들의 어머니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다 하셨을 것입니다.
사도들을 뒷바라지하면서, 틈만 나면 기도하면서,
언젠가 상봉하게 될 당신 아들 예수님을 매일 그리워하며, 경건한 삶을 살아가셨습니다.
성모님의 죽음과 승천에 관한 전설은 다양합니다.
한 전설에 따르면 성모님의 임종이 가까워지자 선교를 위해 사방에 흩어져있던 사도들이 모여와
마지막 인사를 올렸답니다.
이윽고 성모님께서 임종하시자 사도들은 기도와 찬미가로 그녀의 덕을 기렸고, 정성껏 장례를 치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멀리 선교 나가 계셨던 토마스 사도는 빨리 달려온다고 최선을 다했지만, 도착해보니 장례를 치른지 이미 사흘 뒤였습니다.
너무나 안타까웠던 토마스 사도는 성모님 얼굴이라도 뵐려고 무덤을 열었는, 그분의 시신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수의는 잘 개어져 있었고, 아주 향기로운 냄새가 무덤 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답니다.
현장을 목격한 사도들은 이렇게 외쳤답니다.
“우리 주 예수님께서 당신 어머님을 부활시키셔서 그 정결한 육신을 모시고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성모승천은 교회와 전 인류가 그토록 바라던 최종적인 희망이 실현됨을 보여주는 축제일입니다.
성모승천은 인류 구원의 역사가 완성되었을 때 모든 사람들이 누리게 될 영광을 미리 보여주는 위로와 희망의 표지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성모승천 교리를 굳게 믿는 우리들은 오늘 자신의 처지가 아무리 실망스럽더라도
좌절해서는 안 됩니다.
좌절이 클수록, 고통이 커질수록, 우리가 나아갈 길이자, 역할모델이신 성모님을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성모 승천과 관련된 다마스쿠스의 성 요한의 찬미가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창조주를 아기로서 품에 안았던 분이 하느님의 집에 사랑으로 가득 차서 머무는 것을 옳은 일입니다.
성부께서 간택하신 신부가 하늘의 신방에서 사는 것은 옳은 일입니다.
당신의 아들이 십자가에 매달린 것을 가까이서 보며, 아들을 낳으실 때도 느껴보지 못했던 칼날 같은 슬픔을 느낀 이가 자기 아들이 아버지와 함께 앉아 있는 것을 보는 것은 옳은 일입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승리가 죽음을 삼켜버린 대사건, 예수님의 부활 승천의 복사판입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비록 나약한 인간이지만 썩는 몸에 썩지 않는 것을 입은 위대한 사건입니다.
성모님의 승천, 성모님께서 직천당(直天堂)하시고 성인 중의 성인이 되신 것은
우리에게 큰 희망을 준 대사건입니다.
우리가 비록 썩을 몸을 지닌 인간이지만, 우리도 언젠가 성모님처럼 불멸의 갑옷으로 갈아입을 수 있음을 보여준 은혜로운 대사건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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