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2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지금은 깃발 높이 쳐들고 길거리로 나가서 기도하는 시대가 아니라, 골방으로 들어가 간절히 기도하는 시대입니다!
무릎 꿇고 백배 사죄해도 부족할 판에, 잘못한 것 하나 없다며, ‘대국민 입장문’까지 발표하면서, 큰소리 떵떵 치고 있는 전광훈이라는 자를 바라보며, 제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환자로구나! 환자!’였습니다.
과대망상증 환자!
과대망상증은 그릇된 자기 인식으로 인해 시작되는 증세입니다.
자신의 능력을 지나치게 부풀리거나 과대평가합니다.
자신에 대한 가치나 의미, 위치를 과하게 격상시킵니다.
증세가 심각해지면 스스로를 왕으로, 전지전능한 메시아로 여기기도 합니다.
전광훈이라는 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니 딱 그꼴입니다.
환자 한명과 그를 추종하는 끄나풀들의 난동과 횡포로 인한 서민들의 삶이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저희 공동체 같은 경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작은 희망을 가졌습니다.
완벽한 원상복구는 불가능하겠지만, 작은 대안들을 찾아가며, 소박하게나마 다시 시작해 보자는 실낱같은 희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환자로 인해 꿈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저희 같은 수도자들이야 어떻게든 살아갑니다.
그런데 하루하루 일을 해야 삶이 돌아가는 서민들, 소상공인들, 자영업자들께서 겪고 있을 혹독한 고통을 생각하니 한숨만 나올 뿐입니다.
환자를 메시아처럼 여기고 따라다니시는 분들, 지금이라도 제발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자신들이 지금 꼭 쥐고 있는 줄은 구원과 영생의 줄이 아니라, 불붙는 지옥으로 인도하는 썩을 동아줄이라는 것을 빨리 파악하면 좋겠습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습니다.
분연히 일어나 길거리로 나가서 외치는 시대가 있는가 하면, 깊은 골방으로 들어가 기도하는 시대가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지금 직면하고 있는 이 시대는 깃발 높이 쳐들고 길거리로 나가서 기도하는 시대가 아니라, 골방으로 들어가 간절하게 기도하는 시대입니다.
깊은 골방으로 들어가 조용히 기도하는 시대입니다.
교만하게, 안하무인격으로 살아왔던 지난 삶에 대해 크게 가슴치면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국에 겸손하신 성모님의 존재는 얼마나 큰 위로요 희망으로 다가오는지 모릅니다.
오늘 가톨릭 교회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을 경축하고 있습니다.
‘모후’라는 말은 ‘왕의 어머니’, 또는 ‘여왕’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께서 당신의 인류 구원 사업에 가장 충실히 협조하셨던 성모님의
머리 위에 빛나는 왕관을 씌워드린 것을 경축하며‘여왕’ ‘모후’라는 칭호를 붙여드렸습니다.
묵주기도, 영광의 신비 바치실때, 제일 마지막 5단은 어떤 신비를 묵상합니까?
“예수님께서 마리아께 천상 모후의 관을 씌워드림을 묵상합시다.”입니다.
일종의 대관식 장면을 묵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활삼종기도 첫구절은 어떻습니까?
“천상의 모후여, 기뻐하소서! 알렐루야! 태중에 모시던 아드님께서 알렐루야!”
보십시오! 여기서도 천상의 모후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성모님 성가 중에 아주 유명한 성가 있습니다.
“하늘의 여왕되시는 오 마리아!”
매일 수도자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이런 찬미가를 부릅니다.
“여왕이시며 사랑에 넘친 어머니”
보십시오. 하늘이 여왕이신 성모님에 대한 표현이나 이미지가 우리 그리스도인의 생활 속 여기 저기에 깊숙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여왕’ ‘모후’라는 호칭은 단순하고 소박하신 성모님, 고향에 계신 우리 어머니 같은 성모님께 그리 잘 어울리는 호칭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주님은 언제나 모든 것을 거꾸로 뒤집는 분, 인간의 생각을 초월하시는 분이십니다.
마니피캇 찬가의 내용처럼, 주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흩어 버리십니다.
권세있는 자들을 자리에서 내치십니다.
부요한 자들을 빈손 돌려보내십니다.
목에 잔뜩 힘주는 사람들, 잔뜩 폼 잡는 사람들을 바닥으로 내동댕이 치십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한결같은 충실함으로 아들 예수님의 인류 구원 사업에 최선을 다해 협조하셨던 지극히 겸손하신 성모님께 큰 축복을 내리시어,
‘모후’‘여왕’이라는 영예로운 칭호를 부여하신 것입니다.
우리의 성모님은 모후요 여왕이기는 하시지만,
사치와 허세가 하늘을 찌르는 모후가 아니십니다.
대신 지극히 인간적인 여왕, 한없이 겸손하신 여왕이십니다.
우리의 성모님은 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갖은 고통과 상처로 힘겨워하는 어린 양들을
측은지심의 눈빛으로 굽어보시고, 살뜰하고 극진히 챙기시는 봉사의 모후이십니다.
승천하신 성모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천상 모후의 관을 받으신 후에도, 한결같이 자애롭고 온유한 모습으로, 죄인인 우리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봉사하고 계십니다.
교회가 성모님께 여왕이란 어마어마한 칭호를 붙여드린 이유는 그분이 하느님의 여종으로서 최선을 다했셨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의 생애는 가장 모범적인 신앙인의 모습을 우리에게 잘 보여주고 계십니다.
평생토록 침묵 속에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찾으셨고, 계속되는 고통과 십자가 속에서도 기도하고 희망하며 아들 예수님의 인류 구원 사업에 적극 참여하셨습니다.
이것이 여왕이 되신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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