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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8-22 조회수 : 385

어렸을 때 살았던 집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러나 그곳은 이미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없습니다. 남아 있는 것은 제 머릿속의 기억뿐이지요. 어렸을 때 형과 함께했던 여행을 떠올리며 혼자서 그 여행지를 찾아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제 기억 속의 모습과 지금 현재의 모습이 달랐습니다. 괜히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과연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겠냐 싶습니다. 

너무나 많은 것이 변해가는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쓰고 있는 것이 바로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라는 묵상 글입니다. 2001년부터 썼으니 벌써 20년째입니다. 

종종 이런 메일을 받습니다. 

“10년 전에 신부님 글을 계속 보다가 사는 게 바빠서 안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신부님 생각이 났는데, 지금도 글을 쓰실까 싶었는데 아직도 쓰고 계시네요. 계속 이 자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변하지 않고 계속되는 글을 보고서 반가웠다는 분을 많이 만납니다. 변하지 않는 글, 변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주님께서 변함없이 늘 우리와 함께하시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렇다면 어떤 모습을 변함없이 계속해서 지키고 있어야 할까요? 자신의 욕심과 이기심을 내세우는 모습을 변함없이 드러내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 말만 하는 모습에서 벗어나 몸으로 실천하는 적극적인 삶을 살아야 합니다. 자기를 높이는 교만과 이기심의 모습이 아닌,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면서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실천하는 신앙과 겸손의 삶이 주님께서 변함없이 보여주신 모습이었습니다. 그토록 위대하신 분이시지만, 주님께서 직접 자신을 늦추셨고 당신의 몸으로 적극적으로 실천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떨까요? 좋은 쪽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나쁜 쪽으로만 변하는 것 같습니다. 편하고 쉬운 것만을 선택하면서 주님의 변함없는 모습을 제대로 따르지 못합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자신의 높이를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높이는 우리의 모습을 보시고 주님께서 결정하십니다. 따라서 스스로 높이려는데 온 힘을 기울이기보다, 주님께서 높여질 수 있도록 주님께서 보여주신 모범을 따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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