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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4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08-24 조회수 : 377

8월 24일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요한 묵시록 21,9ㄴ-14
요한 1,45-51 
 
하느님께서 친히 우리와 함께 계시겠답니다.
그분께서 몸소 우리들의 눈물을 닦아 주시겠답니다! 

 
 
신구약을 통틀어 가장 난해하면서도 흥미로운 책인 동시에, 성경의 대미(大尾)를 장식하는 책이 요한 묵시록입니다.  
 
요한 묵시록을 읽거나 해석하거나 묵상할 때 꼭 유념할 사항이 한 가지 있습니다.
요한 묵시록 안에는 유다 묵시 문학 특유의 상징적인 표현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를 문자 그대로 바라봐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가톨릭 교회 정통 교부들이나 신학자들, 성경학자들의 권위있는 가르침 안에서
읽고 묵상해야 할 것입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요한 묵시록은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에 두고 읽어야 합니다.
어마무시한 메시지를 접하더라도 결코 두려워하지 말아야겠습니다.
고통 받고 있는 당신 백성을 향해 그분께서 건네시는 희망과 격려 차원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야겠습니다. 
 
이천년 교회 역사 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이비 목자들과 이단자들이 요한 묵시록을 악용하면서 선량한 백성들을 괴롭혔는지 모릅니다.
성경 근본주의자들은 요한 묵시록에 표현된 글자 그대로 종말이 곧 올것이라는 가르쳤습니다.
아직도 종말에 대한 그릇된 해석으로 사람들을 큰 혼란에 빠트리기도 합니다. 
 
우리 주님은 마치 어린 아들을 극진히 사랑하는 아버지와 같습니다.
진정 사랑하는 아버지라면 잘했을 때 칭찬도 하지만, 그릇된 길, 죽음의 길을 걸어갈때는 강한 질타와 경고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요한 묵시록의 두려운 표현들은 그런 사랑의 틀 안에서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요한 묵시록은 실제로 이 세상 종말과 심판에 관한 장면들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날과 그 시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종말이 가까이 다가왔음을 강조함으로써, 그리스도인들에게 회개를 촉구하는 동시에, 세상의 갖은 시련 속에서도 용기를 내어 굳건히 살아가도록 위로와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한 책이 요한 묵시록입니다. 
 
요한 묵시록은 절대 미래에 대한 예언이나 저주의 말씀이 아닙니다.
그보다 요한 묵시록은 악의 세력이 마지막 날에 반드시 필멸할 것이라는 것, 최종적인 승리의 근원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것을 새롭게 재창조 하실텐데, 새로운 창조란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하느님과의 관계 회복, 그로부터 샘솟는 위로와 희망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누군가가 2022년 2월 22일 오후 2시 종말이 온다는 식으로 날짜를 특정해서 가르친다면, 그는 백퍼센트 사이비가 틀림없습니다. 
 
오늘 첫번째 독서는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 다시 말해서 새 하늘과 새 땅의 광경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도성은 하느님의 영광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 광채는 매우 값진 보석 같았고 수정처럼 맑은 벽옥 같았습니다.”
(요한 묵시록 21장 11절)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은 하느님꼐서 세우시고 다스리시는 교회를 가리킵니다.
옛 예루살렘 시대에 하느님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군주와 신하의 관계로 설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새 예루살렘 시대에는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가 신랑과 신부 사이의 관계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요한은 새 하늘 새 땅,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감격에 젖어 내려다보는 중에 천상 어좌에서 들려오는 큰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보라, 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과 함께 거쳐하시고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느님 친히 그들이 하느님으로서 그들과 함께 계시고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
다시는 죽음이 없고 다시는 슬픔도 울부짖음도 괴로움도 없을 것이다.”
(요한 묵시록 21장 3~4절) 
 
보십시오! 이 얼마나 큰 위로의 말씀입니까?
하느님께서 친히 우리와 함께 계시겠답니다.
그분께서 몸소 우리들의 눈물을 닦아 주시겠답니다. 
 
하루하루 힘겹고 고달프게 살아가는 우리를 향해 오늘 주님께서 주시는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마음에 담고, 또 다시 힘을 내야겠습니다.
또 다시 일어서야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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