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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8-29 조회수 : 332

참가자에게 양초 하나, 압정이 가득 들어있는 작은 상자, 성냥개비 몇 개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양초가 탈 때 촛농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게끔 양초를 코르크 벽에 고정해 보라고 지시합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정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압정이 가득 들어있는 작은 상자에서 압정을 모두 빼냅니다. 그리고 빈 상자를 압정을 이용해서 코르크 벽에 꽂고 양초를 상자 안에 세워 놓으면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상자를 활용할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압정을 담아둔 상자는 그저 압정 상자로만 그 용도를 제한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압정과 상자를 분리해야지만 문제의 해결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으로 인해서 문제의 해결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는 마음이 문제의 해결을 막아버릴 때가 얼마나 많았을까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하는데도, 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문제 해결도 찾아내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벗어나야 할 고정관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장 큰 것은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지금의 말과 행동에 대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올바른 길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헤로데를 통해 우리는 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네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 왕국의 절반이라도 너에게 주겠다.”라고 맹세한 헤로데였습니다. 그렇게 맹세한 그에게 헤로디아의 딸은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청하지요. 

이 청을 헤로데는 어떻게 했습니까? 세례자 요한에게 아무런 죄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또 세례자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두려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이목을 생각하면서 세례자 요한의 목을 베어서 헤로디아의 딸에게 건네줍니다. 

분명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활동 소식을 듣고는 세례자 요한이 다시 살았났다면서 두려워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헤로데는 죄를 범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나를 이렇게 생각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헤로데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닐까요? 세상 기준으로만 생각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서, 주님의 기준을 먼저 생각하고 따를 수 있어야 합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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