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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3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8-30 조회수 : 334

고등학교 졸업 후에 곧바로 신학교에 들어간 뒤에 새로운 관심사가 생겼습니다. 바로 등산입니다. 선배들을 쫓아서 다닌 등산을 하다 보니 그 재미가 엄청나게 컸습니다. 사람들은 “어차피 내려올 것을 왜 정상까지 힘드냐고 오르니?”라고 말하지만, 산 정상에서 느끼는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산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면서, 휴일이나 방학 때에는 계속해서 등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신학과 2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입대했습니다. 이 기간에 가장 싫어했던 것이 ‘산악 구보’였습니다. 산에 가는 것에 큰 기쁨을 얻었던 저였지만, 훈련이라는 이름으로 산에 가는 것은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일이라 생각하면 고된 노동이 되겠지만, 즐긴다고 생각하면 일도 놀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명 선수들이 이런 말을 자주 하는 것 같습니다.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어떤 상황이든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하루에 책을 350페이지 정도를 읽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저를 보고서 힘들지 않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책 읽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전혀 힘들지 않고 오히려 기쁨입니다. 

어렵고 힘든 상황이 있다면 우선 어떻게 즐길 수 있는지를 떠올려 봐야 합니다. 분명히 즐길 수 있는 길이 있으며, 그 안에서 큰 기쁨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수난과 죽음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깜짝 놀라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말합니다. 이에 대한 주님의 응답은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렵고 힘든 상황을 두려워하고 피하려고만 하는 것은 하느님의 일이 아니라, 사탄의 일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을 따르려는 사람은 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것, 목숨을 잃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십니다. 

단순히 고통 속에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빨리 이 세상 삶을 마치라는 것도 아닙니다. 영원한 생명이라는 가장 큰 선물을 얻기 위해서 고통이나 시련 안에서도 하느님의 일을 볼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라는 예수님 말씀을 다시금 기억하면서, 나의 십자가로 다가오는 고통과 시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었는지를 묵상해 보았으면 합니다. 무조건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나는 순간으로 즐길 수 있는 마음을 간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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