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7일 [연중 제23주일]
에제키엘 33,7-9
로마 13,8-10
마태오 18,15-20
남편과 아내, 아들, 이렇게 셋만 모여 있어도, 그곳에 예수님께서 현존하시며, 그곳은 곧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입니다.
이 엄중한 시기에도 억지를 부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여서 안타깝습니다.
“우리는 코로나 사태에도 예배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교회가 드리는 현장 예배를 어떠한 경우에도 막아서는 안됩니다.
예배는 기독교의 핵심이자 생명으로 어떤 희생이 따르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할 기독교인의 임무입니다.”
백번 생각해도 이치에 맞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생떼를 부리고 있는 사람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주님께서 오늘 우리 모두에게 건네시는 말씀을 귀여겨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또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것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마태오 복음 18장 19~20절)
그토록 큰 위험성을 무릅쓰고 현장 예배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교회란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까마득한 높이의 첨탑과 초대형 공간, 신도들로 꽉 찬 건물만이 교회인가요?
손에 손에 깃발을 들고 큰 광장에 대규모로 운집해서,
양손을 높이 쳐들고 아멘 아멘!, 알렐루야를 외쳐야만 하느님 백성인가요?
그런데 백번 생각해도 이해하지 못할 일 한 가지!
대체 남의 나라 국기 성조기는 왜 흔들고 다니는가요?
대한민국을 미국의 한 연방 주로 여긴다는 의미인가요?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예수님의 육화 강생으로 인해 그분을 구세주로 고백하고, 그분의 복음 말씀을 사는 개별 그리스도인 각자가 새로운 개별 교회입니다.
천명, 만명의 신자들이 모인 곳만 교회가 아니라, 세명이나 두명,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단 한명이라도 올바른 지향으로 간절히 기도하면 그곳이 곧 교회입니다.
이번 기회에 부디 생각을 바꾸기 바랍니다.
교회 건물 안에서만 대규모로 함께 모여 바치는 현장 예배만이 진정한 예배라는 생각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생각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고백하고, 성령께 마음을 활짝 열고, 간절히 기도하면, 그것은 하느님께서 기뻐하실 참된 예배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토록 엄중한 시기 굳이 현장 예배만을 강조하는 사람들, 이 위험한 순간, 끝까지 대면 예배를 포기할 수 없다고 생떼를 쓰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가 대체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정말 한번 하느님 앞에 진지하게 그 이유를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님께서도 같은 맥락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여러분의 가정을 교회로 만드십시오.”
‘현장 예배만이 살길이다.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고 외치는 사람들, 오늘은 진지하게 여러분들 가정을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굳이 현장으로 나오지 마시고 여러분 가족 구성원들과 함께
여러분의 가정을 교회로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가정을 작은 교회로 여기고, 가정의 중심에 예수님을 모시고, 가족들과 오붓하게 둘러앉아, 지금 이 고통스런 현실이 조속히 종료되기를 간절히 청하시기 바랍니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무이다.”
예수님의 말씀이 거짓일 수는 없지 않습니까? 굳이 현장 예배에 가지 않으셔도, 여러분 가족 구성원들만 둘러 앉아 기도 바치는 순간, 남편과 아내, 아들, 이렇게 셋만 모여 있어도, 그곳에 예수님께서 자리하고 계시며
그곳은 곧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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