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9월 1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09-15 조회수 : 316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30분 후에 죽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사소한 일이나 바보 같은 일 그리고 무엇보다 나쁜 일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소한 일에 그토록 신경 쓰고, 바보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나쁜 일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는 영원히 살 것이라는 착각 때문은 아닐까요? 물론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늘 ‘아직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사소한 일에 얽매이고 바보 같은 일을 하고 또 나쁜 일도 서슴지 않는 것입니다.

갑곶성지 안에는 ‘천국의 문’이라는 봉안당이 있습니다. 이곳에 안치되어 오시는 고인은 모두 자그마한 유골함에 담겨 오십니다. 아무리 돈이 많고 사회적으로 높은 자리에 계셨던 분도, 이곳에 안치되시려면 봉안되실 자리에 맞는 유골함에 담길 수밖에 없습니다. 죽음 뒤에 세상의 그 어떤 것도 가져갈 수 없는데도, 사소하고 바보 같으며 무엇보다 나쁜 일까지도 감수하면서 욕심과 이기심을 채우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영원한 생명은 지금의 삶 안에서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우리가 반드시 얻어야 할 것으로, 지금이라는 유한한 삶을 사는 우리가 이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최대한 삶의 의미를 찾으며 살아야 합니다. 그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설 때, 우리에게 다가오는 고통과 시련의 문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길을 함께 하신 성모님의 고통을 기억하는 날이지요. 인간적으로 볼 때, 성모님의 고통은 엄청난 크기가 분명합니다. 보통 사람은 도저히 이겨내기 힘든 무게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이 모든 고통을 거뜬히 이겨내시고, 예수님도 그 사실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라고 하시고, 제자에게는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라고 하십니다. 이를 단순히 성모님을 제자에게 맡기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고통을 하느님 안에서 이기신 어머니이기에, 우리의 고통 역시 이길 수 있도록 성모님께서 함께 해달라는 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모님께서 고통을 이기실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 아버지께 철저하게 순명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독서 말씀처럼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히브 5,9)의 주인공이 되실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나약함과 부족함으로 고통과 시련을 이겨내기 힘듭니다. 그러나 주님과 성모님이 계시기에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지금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