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5주간 화요일>(9.22)
-창조시기 22일째-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루카8,21)
'누가 내 어머니고 형제들인가?'
매주 월요일은 '산 피정하는 날'입니다.
특별한 일이 없거나, 날씨가 허락해주면 매주 월요일은 묵주들고 산을 오릅니다.
어제는 합천 가야산을 다녀왔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은 황매산 억새를 보러갈 계획입니다.
천년고찰인 해인사를 지나 토신골 탐방코스로 상왕봉(1430m)과 칠불봉(1433m)을 찍고 다시 해인사로 내려왔습니다.
해인사 입구에 '성철스님 사리탑'이 보였습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라는 성철 스님의 법어가 떠올랐습니다.
이 법어는 마음이 복잡하면 산이 산으로 안 보이고, 물이 물로 안 보이니, 집착 없는 마음과 평온한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를 보라'는 뜻입니다.
좋은 날씨 덕분에 가야산 정상에서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태초에 있었던 한 마음, 창조해 놓으시고 '보시니, 좋았던 하느님의 첫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한다는 것,
하느님을 사랑해야 하고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그 사랑'에 대해 묵상해 보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태초의 있었던 한 마음, 곧 하느님의 마음과 원초적 아름다움을 잘 간직하는 것이 아닐까?
산을 산으로 보아주고, 물을 물로 보아주는 깨어있는 마음이지 않을까?
성령의 마음인 예수님의 마음, 하느님의 마음으로 존재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하느님의 모든 창조물들이 서로 어머니요 형제가 되게 하는 것,
이것이 지금 우리가 실행해야 할 하느님의 뜻이라고 묵상했습니다.
형님인 태양과 누님인 달과 어머니신 땅과 바위 형제들과 꽃 자매들 ... ㅎㅎ
가야산 정상에서 바라보니 저 밑에서 아웅다웅하면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전혀 안 보이고, 아름다운 모습들만 보였습니다.
이것이 진짜 우리의 모습이지 않을까요?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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