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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09-22 조회수 : 325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 그리고 공공장소에서 책을 읽고 있으면 이상한 사람처럼 쳐다보는 것만 같습니다. 대부분 스마트폰을 켜 놓고 열심히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책을 읽으면 편한 마음이 생길까요? 아무도 없는 우리 집보다 더 편한 곳이 있습니다.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 편합니다. 왜 그럴까요? 모두 책을 읽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곳에서는 오히려 스마트폰을 보고 있으면 어색해지고 불안해질 것입니다.

함께 같은 것을 할 때 편안해지고 기쁨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사랑도 한 편에서만의 짝사랑이 아니라, 함께 하는 사랑이 더욱더 기쁜 것입니다. 혼자 하는 사랑은 어색하고 여기에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함께 하는 사랑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함께 하는 사랑이 많아질 때, 마치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것이 편한 것처럼, 사랑하는 것이 편해지고 더 많은 사랑을 행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사랑이 가득한 곳이 바로 하느님 나라가 아닐까?

누가 예수님께 성모님과 형제들이 찾아왔다고 알려 줍니다. 이때 어떤 행동을 하셨어야 할까요? 맨발로 어머니와 형제를 만나러 가야 할 것만 같지 않습니까?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성모님과 형제를 반가워하지 않는 듯이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정말로 반갑지 않은 것일까요?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하느님 나라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따라서 이 세상 안에서 피로 맺은 가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 말씀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가족이 더 중요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 혈통과 가족 관계에 따라 이스라엘의 구성원임을 인정하는 구약성경의 친족법을 의식적으로 뒤엎으시는 말씀을 하셨던 것이지요.

하느님의 가족은 하느님 뜻에 따라 사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가장 강조하셨던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공동체가 하느님의 가족입니다. “사랑이 밥 먹여주냐?”라면서 그 공동체에서 벗어나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오히려 불편해집니다. 하느님 가족의 숫자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나 자신부터 사랑을 실천하는 하느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나부터 시작하는 그 숫자가 늘어날수록 사랑의 실천은 편안해지고 더불어 큰 기쁨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하느님 가족이 대가족이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사랑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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