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 요약'을 복음묵상글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올해는 프란치스코 교종의 회칙 <찬미받으소서> (Laudato Si)가 나온 지 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인류 전체를 공포와 위협으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대유행은 생태계 손상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이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감염증은, 사람이 살지 않던 지역을 개발하고 과도하게 도시화와 산업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생태계 변화가 주요 원인입니다.
그 결과 오지에 조용히 숨어 지내던 바이러스들이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 탓에 보금자리에서 쫓겨난 동물들을 매개로 빠르게 우리 인간의 생활권으로 접근하였고, 교통 시스템의 발달과 교역의 세계화로 폭발적인 증식을 이루었습니다. 이렇게 맹목적인 이윤 추구와 무분별한 개발은 생태계 전체의 질서와 조화를 회복이 불가능하게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근본적인 전환'은 자본과 생명, 성장과 탈성장 사이에서 수행하는 결단이며, 선택입니다.
자연과 세계, 환경과 사회, 개인과 공동체는 폐쇄된 질서 속에 제각기 고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서로 깊게 연결되어 묶여 있고, 서로 기대어 영향을 주고받는 상태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의 본연의 모습입니다.
근본적인 전환을 위해 '생태적 회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 삶의 방식과 태도에 대한 자각과 쇄신 없이는 어떤 변화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찬미받으소서>의 가르침과 제안을 수용하여 진지한 회심을 이루고 강인한 연대로 변화와 쇄신을 실현해 나간다면 '우리 공동의 집'을 살릴 기회는 아직 있습니다.
모든 피조물의 모후이신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강우일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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