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10월 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10-06 조회수 : 418

텔레비전에서 냉면한철(冷面寒鐵)의 뜻이 무엇인가를 묻는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를 넌센스 문제로 생각했는지 한 방송인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냉면집 장사가 여름 한 철이다.”

물론 정답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함께 있던 방송인들이 이 대답이 맞을 것으로 예측하는 것입니다. 한글만 보면 당연히 그렇게 예측할 수도 있는 ‘냉면한철’입니다.

그러나 이는 ‘낯빛이 싸늘하기가 차가운 쇠붙이 같다’라는 뜻으로, ‘사사롭고 편벽됨이 없어 권세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을 이르는 말입니다. 한자를 보지 않고서는 전혀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삶도 겉으로만 봐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이를 잘 알면서도 우리는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고 단죄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따라서 그 안에 담긴 뜻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더군다나 주님의 뜻은 그냥 눈으로만 쉽게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간단한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예수님을 집으로 모신 마르타는 너그러운 손님 접대의 덕을 보여 줍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분과 그분의 성도들을 위해 음식을 장만한 것은 매우 훌륭한 일입니다. 그런데 마르타의 동생인 마리아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그녀는 마르타처럼 손님 접대를 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생명의 빵이신 주님 발치에 앉아서 정의와 진리를 즐겼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하나 발생합니다. 시중을 드느라 분주한 자신과 달리 주님 발치에 편하게 앉아서 말씀을 듣는 마리아에 관한 판단이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 주십시오.”라고 청을 합니다. 그때 주님께서는 마리아를 칭찬하십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마리아를 칭찬하신 것은 마르타가 잘못했다는 뜻이 아니라, 영원하신 하느님 말씀을 귀 기울여 듣는 것은 영원에 속하는 일이지만 육신을 섬기는 일은 지나가 버리는 일일 뿐임을 밝히신 것입니다. 결국, 겉으로는 보이는 모습을 보고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보다 그 안에 담긴 뜻을 볼 수 있어야 함을 마르타에게 말씀해주신 것입니다.

어떤 모습도 주님께서는 기쁘게 받아주십니다. 주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시는 것을 부족한 인간의 눈으로 부정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