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2020. 11. 13 연중 제32주간 금요일
루카 17,26-37 (사람의 아들의 날)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의 날에도 노아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날까지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였는데, 홍수가 닥쳐 그들을 모두 멸망시켰다. 또한 롯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사고팔고 심고 짓고 하였는데, 롯이 소돔을 떠난 그날에 하늘에서 불과 유황이 쏟아져 그들을 모두 멸망시켰다. 사람의 아들이 나타나는 날에도 그와 똑같을 것이다. 그날 옥상에 있는 이는 세간이 집 안에 있더라도 그것을 꺼내러 내려가지 말고, 마찬가지로 들에 있는 이도 뒤로 돌아서지 마라. 너희는 롯의 아내를 기억하여라. 제 목숨을 보존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살릴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날 밤에 두 사람이 한 침상에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두 여자가 함께 맷돌질을 하고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주님, 어디에서 말입니까?”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도 모여든다.”
<이야기>
아득히 먼 옛날부터
알 수 없는 마지막 날까지
헤아릴 수 없는 이야기들이
온 누리에 넘쳐나는데
그 이야기들을
곰곰이 들여다보면
크게 둘로 나뉘는 거야
나의 이야기 아니면
남의 이야기
나에게 하는 이야기 아니면
남에게 하는 이야기
나의 것으로 삼고픈 이야기 아니면
남에게 돌리고픈 이야기
대개 사람들이란 이기적이라서
겉으로는 아닌 척해도
속으로는 말이지
기쁜 이야기
행복한 이야기
아름다운 이야기
축복 가득한 이야기들은
제 것처럼 여기고
슬픈 이야기
불행한 이야기
추악한 이야기
저주스러운 이야기들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듯하지만
사실
때와 곳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머무는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은
나의 이야기도 아니고
남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의 이야기인거거든
그러니 말이야
쓰면 뱉고 달면 삼키듯이
이야기 가운데 무언가를
취사선택하지 말고
모든 이야기들을
삶의 양식으로 받아먹어야 해
그러다 보면
좀 더 참다워지고
좀 더 착해지고
좀 더 아름다워지고
좀 더 사람다워지지 않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