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11.24) - 성서 주간 -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루카21,6)
예수님께서 아름다운 돌과 자원 예물로 꾸며진 성전의 파괴를 예고하십니다.
'성전'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집으로 만들어놓은 곳입니다. '하느님을 모셔놓은 곳'이고, 그래서 '하느님이 그곳에 계시다고 사람들에게 말하는 곳'입니다.
바로 그곳이 다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고 예수님께서 예고하십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오늘 복음은 '재난의 시작'에 관한 말씀입니다.
어제 근처에 있는 관룡산과 구룡산을 다녀왔습니다.
비온 뒤여서 그런지 날씨는 구름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였고, 제법 쌀쌀한 날씨였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단풍으로 아름답게 물들어 있었던 피조물들이 이제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은 '또 다른 본래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원 창조 때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자연의 피조물들이 '우리의 스승'입니다.
우리의 삶의 자리를 보면 참으로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원창조 때의 모습으로부터 너무 멀어져 있는 모습입니다.
예수님을 통해 계시된 '하느님의 마음'은 지금 여기를 하느님의 나라로 만들기 위해 더 낮아지고, 더 희생하고, 더 너를 생각하는 마음인데...
우리의 마음은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안에서 서로 싸우면서,
더 높아지려고 하고, 더 가지려고 합니다.
그리고 성전의 모습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하느님을 소유하려고 하고, 하느님을 어떤 틀 안에 가두어두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창조주 하느님께서는 당신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들이 '원창조 때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라십니다.
'재난'은 이와 같은 하느님의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는 바로 그곳에서 시작되는 '하느님의 분노'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 '분노의 낫을 대기 전에' 얼른 정신차리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도록 합시다!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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