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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3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11-30 조회수 : 929
인터넷에서 배우 차승원 씨와 배정남 씨의 패션쇼 런어웨이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두 분은 모델로 연예계를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일까요? 이들의 런어웨이 장면은 정말로 멋졌습니다. 그런데 이 영상에서는 무대 뒤의 모습을 자주 보여 주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옷을 갈아입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사람, 무대 설치를 담당하는 사람, 진행 담당을 하는 사람 등이 보였습니다. 또 이 패션쇼를 위한 옷을 만든 디자이너도 있을 테고, 무엇보다 이 패션쇼를 보고 있는 객석의 관객들도 있었습니다. 참 많은 사람이 이 패션쇼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그 모든 사람이 있기에 빛나는 패션쇼가 될 수 있었습니다. 혼자서는 아무리 카리스마가 있고, 능력이 뛰어나도 해도 온전하게 이 패션쇼를 진행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아마 도중에 “도저히 못 하겠다.”라고 소리치며 도망칠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일은 함께 이루어져야 더 멋집니다. 그리고 의미도 생깁니다. 종종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실제로 혼자 다 하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혼자의 힘으로 혼자만 빛나는 때는 없습니다. ‘함께’의 중요성을 다시금 새겨봅니다.

예수님께서는 길을 가시다가 제자들을 부르십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신데 혼자서 못하시겠습니까? 혼자서 충분하십니다. 오히려 인간 제자들로 인해서 더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제자들은 예수님 뜻에 맞지 않는 말과 행동을 얼마나 많이 했습니까? 이럴 바에는 예수님 혼자서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그러나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모습은 ‘함께’였음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당시의 능력 있고 재주 많은 사람을 제자로 뽑으신 것이 아니라, 부족하고 나약함이 가득한 사람을 제자로 뽑으셨던 것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자마자 곧바로 배와 그물을 버리고 또 가족도 뒤로 하고 따라갑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제자단이라는 공동체 안에 들어온 것입니다. 이렇게 ‘함께’ 하기 위해서는 속된 욕망을 버려야만 했습니다.

세속적인 행실, 물질적 재산, 육신의 부모라는 애착을 버린 제자들의 모습에서 ‘함께’ 하기 위해 지금 우리가 버려야 할 것이 많음을 깨닫게 됩니다. 공동체 안에서 자기의 것만을 챙길 수 있을까요? 또 자기만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그러한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욕심과 이기심을 모두 내려놓아야 함께 할 수가 있습니다.

주님 안에서 우리는 한 공동체를 이룹니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내려놓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내려놓지 못해서 함께하지 못하고, 꽉 움켜쥐고 있어서 분열과 다툼이 끊이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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