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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6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12-06 조회수 : 1104

오시는 주님의 길을 닦고 고르게 하자!


[말씀]

■ 제1독서(이사 40,1-5.9-11)

바빌론 유배시기 동안 이스라엘 백성은 해방에 대한 희망을 조심스럽게 피력하기 시작하며, 이 때 흔히 ‘제2이사야’라 일컬어지는 익명의 예언자는 자신의 예언 신탁 첫머리를 본국에로의 귀환을 노래하는 희망의 메시지로 채색한다. 유배로부터 해방되는 복된 이 날 하느님 친히 당신 백성을 새로운 이스라엘 땅으로 인도할 것이기에 길목을 가로막고 있는 모든 장애물은 정녕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는 구원된 새 이스라엘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다.

■ 제2독서(2베드 3,8-14)

그리스도의 최후 목격증인들이 사라지고 난 다음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이전처럼 피동적 자세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유혹으로 갈등을 겪는다. 주님이 오시리라는 그 날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며, 세상살이는 마냥 힘들게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사도 베드로를 저자로 하는 후기의 서간 하나는 인간을 위해 참고 기다리시는 주님,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 모두 회개하기를 바라시는 주님을 고백한다. 새 하늘과 새 땅을 맞이하기 위해 인간은 마땅히 “티 없고 흠 없는 사람으로 평화로이 그분 앞에 나설 수 있도록 애써야 한다.”

■ 복음(마르 1,1-8)

박해로부터 오는 온갖 시련으로 신음할 뿐만 아니라 새 세상에 대한 희망마저 저버릴 위기에 처해 있던 그리스도교 공동체에게 마르코는 요한 세례자의 메시지를 상기시킨다. 요한은 분명 예언자 이사야의 신탁(神託)을 되풀이하면서도 그 영적인 의미를 보다 돈독케 한다. 그리스도는 오직 회개한 사람이 닦아놓은 길을 따라서만 오실 것이다. 그리스도는, 요한 세례자가 오시기로 되어 있던 메시아 곧 당신 앞에서 몸소 보여주었던 모습대로, 자기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사람들과 함께 하시기 위해서 오실 것이다.

      

[새김]

■ 새로워진 세상을 기다림에서 우리는 흔히 들뜬 열정으로 시작하여 너무나 쉽게 체념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새 세상은 기나긴 시간 속에서 서서히 완성되어 나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해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하고 “지금 당장”이라는 열정에서 “과연 그런 세상이 올까?”하는 체념으로 쉽게 넘어간다. 그러기에 새 세상을 기다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의 신앙 자세를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다. 참 사랑의 나라에 다가서는 것을 방해하는 우리의 환상을 보다 먼저 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이와 같은 참을성 있는 정화작업을 바탕으로 할 때 비로소 그리스도교 신자로서의 열정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 새 세상에 대한 우리의 바람은 환상적인 ‘유토피아’를 벗어나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이번 대림시기를 통하여 이러한 적극적이며 능동적인 인내심이 우리 신앙인의 삶 속에 깊숙이 파고들어 오시는 주님을 열정적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하자.          

- 우리의 구원을 위해 인내하시는 하느님, 당신이 마련하신 새 하늘과 새 땅을 우리 모두 회개를 통해 유산으로 상속받기를 염원하시는 하느님, 우리는 과연 이 하느님을 제대로 알아 모시고 있으며, 이를 티 없는 삶과 화해의 삶으로 준비하고 있는가?

- 우리는 모두 요한 세례자와 같은 겸손한 마음으로 오시는 주님을 영접해야 할 대림시기를 살고 있다. 오시는 그분의 길을 닦고 고르게 하기 위한 가장 분명하고 거룩한 방법은 화해의 성사[고해성사]를 기쁨으로 준비하고 겸손하게 이웃, 그리고 하느님과 화해하는 일이다.


교우 여러분, 화해의 성사로 대림시기를 기쁘게 준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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