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정은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가정
[말씀]
■ 제1독서(집회 3,2-6.12-14)
기원전 2세기경 이스라엘 지혜문학은 집회서 유대인 저자의 입을 빌어 부모에 대한 효도를 인간사회의 으뜸 덕목으로 가르친다. 자식의 품행은 무엇보다도 먼저 부모, 특히 노부모에 대한 태도로 평가되어야 하며, 따라서 자식은 마땅히 부모를 공경하고 삶의 체험이 풍부한 부모의 조언과 충고를 받들어야 한다. 부모에 대한 효도는 결국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구체적인 길이므로 효도하는 이에게는 필요한 재물과 건강과 구원의 전제조건인 용서가 늘 함께 할 것이다: “주님께서는 자녀들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시고,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권리를 보장하셨다.”
■ 제2독서(콜로 3,12-21)
사도 바오로가 볼 때, 한 인생의 성공은 그가 속해 있는 집안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보다 보편적인 가정 곧 교회 안에서 구체화되고 평가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바오로는 인간상호간의 사랑의 관계를 바탕으로 신앙공동체 구성원 상호간의 보편적 관계를 묘사한다. 남편과 아내, 자식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사랑의 끈으로 맺어져야 하듯이 교회 구성원 상호간의 관계도 마땅히 동정, 호의, 겸손, 온유, 인내 등으로 표현되는 사랑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주는 끈입니다. .... 감사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 복음(루카 2,22-40)
이스라엘의 경건함을 대표하는 단순한 사람들로 등장하는 시메온과 한나는, 가난한 착한 목동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아기 예수님에게서 이스라엘의 기다림을 성취시켜 줄 존재를 확인하고 고백한다. 그러나 아기가 꽃길을 걸어가기를 바라는 여느 부모의 바람과는 멀리 이 아기는 부모를 오히려 고통의 길로 초대할 것이다. 요셉 특히 마리아는 이제 아기가 걸어 나갈 고통의 길에 늘 함께함으로써 하느님의 구원사업에 적극 동참해 나갈 것이다.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새김]
■ 성가정은 어떤 가정인가? 성가정은 부모에 대한 효도를 으뜸으로 하며(1독서), 사랑과 이해와 순종에 기초한 가정을 말한다(2독서). 신앙공동체의 바탕이 되는 각 가정이 이렇게 성가정을 이룰 수 있을 때 비로소 교회도 거룩해질 수 있다. 그러기에 사도 바오로는 “이것이 바로 주님 마음에 드는 일입니다.” 하고 확언한다.
■ 성가정은 어떤 가정인가? 성가정은 가족 구성원 하나하나가 겪거나 겪게 될 고통을 함께 나누어 짊으로써 그 고통을 가족 유대의 근본적 토대로 승화시켜 나가는 가정을 말한다. 그 모범을 우리는 아들 예수님이 짊어져야 했던 고통에 늘 함께했던 요셉과 마리아의 가정에서 확인하고 기린다.
교우 여러분, 성가정 이루시기 바랍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