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렵에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나자렛에서 오시어, 요르단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마르1,9)
오늘은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 받으신 것을 기념하는 '주님세례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시자, 하늘이 갈라지고, 성령께서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오셨습니다. 그리고 이런 소리가 하늘에서 들려왔습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1,11)
예수님의 신원이 드러나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이야 말로 신성을 지니신 하느님이시라는 것에 대한 분명한 선포입니다.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며, 하느님으로부터 성령과 힘을 받으신 분이십니다.
그래서 "보지 못하는 눈을 뜨게 하고, 갇힌 이들을 감옥에서,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이들을 감방에서 풀어 주시기"(이사42,7) 위해, 사람의 모습으로 이 땅 위에 내려오신 하느님이십니다.
예수님의 세례는 우리 세례의 예표입니다.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하는 우리의 세례를 미리 보여준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세례는 죽음과 부활을 함께 전하고 있습니다. 물에 잠김은 죽음을 상징하고, 물에서 올라옴은 부활, 곧 새로운 탄생을 상징합니다.
새로운 탄생은 반드시 옛 것이 씻어져야 하는 죽음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주님의 세례 축일을 기억하는 오늘, 우리에게 당신의 아들을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면서, 우리가 받은 세례도 함께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세례 때의 은총과 기쁨을 잘 간직하고 있는지?
세례의 은총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세례의 의미인 죽음과 부활의 삶을 잘 살아내고 있는지?
교회는 오늘 주님세례축일을 끝으로, 성탄시기를 마치고, 내일부터는 예수님의 부지런함과 땀을 묵상하는 '연중시기'를 시작합니다.
아직도 코로나로 인해 불편함과 아픔 속에 있지만, 조용히 지내는 이 때에 나의 세례와 그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면서 묵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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