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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2-01 조회수 : 2746

어떤 분의 고민을 듣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어려웠을 때 함께 해줬던 친구인데 지금 너무 힘들게 한다는 것입니다. 사사건건 간섭하고, 없었던 말을 다른 사람에게 해서 곤란할 때가 자주 생긴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거리를 두려고 하면, “네가 힘들 때 내가 함께 해줬는데, 어떻게 내게 이럴 수 있어?”라고 말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입니다. 물론 힘들 때 함께 해줬던 것은 너무나 고맙지만, 이것을 이유로 계속 간섭하는 것이 불편했습니다.


이럴 때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어려울 때 도와준 그분을 외면하면 대역죄인이 된 기분까지 들 것입니다. 은혜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욕을 먹어도 충분한 상황에 들어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려웠을 때를 이야기하면서 지금 자신과 당연히 함께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사랑이 없는 것입니다. 사랑이란 아무런 이유 없이 주는 것에 그 본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관계는 어렵고 힘들 때 있었던 나 자신과의 관계로 형성되지 않습니다. 그보다 가장 좋았을 때의 관계로, 일상의 삶으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야 어렵고 힘들 때도 진짜 사랑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주님과의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렵고 힘들 때만 주님을 찾을 것이 아니라, 지금 평범한 일상 삶 안에서 먼저 사랑의 관계가 형성되어야만 합니다. 그래야 어렵고 힘들 때도 주님의 사랑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예수님과 만납니다. 이 사람은 예수님을 향해서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라고 표현합니다. 예수님의 신원을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신원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끊임없이 반대했던 당시 종교지도자들과 달리 신원을 정확하게 알면서 예수님 편인 것처럼 말했던 이 사람에게 고마움을 가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의 부탁대로 더러운 영을 쫓아내지 않고, “그래, 나에 대해 정확하게 말하니 내가 한 번 봐줄게.”라고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단호하게 “더러운 영아,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 편인 것처럼 말했지만, 그 말에는 사랑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칭찬도 하지 않고 타협도 하지 않으십니다. 혹시 사람에게 들어가 영향을 미칠까 봐 돼지들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부탁을 허락합니다. 그러나 자기들의 재산에 손해를 끼쳤다는 생각에 예수님께 자기 고장에서 떠나달라고 청을 합니다. 이들 역시 사랑이 없었던 것입니다.


주님과 매 순간 사랑의 관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주님 안에서 늘 기쁨과 행복의 시간을 간직할 수 있습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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