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은 “취업하고 싶다.”라고 말하지만, 직장인은 “퇴사하고 싶다.”라고 말합니다. 학생은 “빨리 성인이 되고 싶다.”라고 말하고, 성인은 “학생일 때가 좋았어.”라고 말합니다. 솔로는 “연애하고 싶다.”라고 하고, 커플은 “혼자가 편하다.”라고 말합니다. 결혼 전에는 “올해는 꼭 결혼하고 싶어요.”라고 말하지만, 결혼 후에는 “시간을 돌이킬 수만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합니다.
공감이 가지 않습니까? 그만큼 우리는 지금을 사는 나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래의 시간에 분명히 그리워하고 부러워할 수 있는 시간을 지금 살고 있으면서도, 그 시간이 제일 나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후회만을 남기는 삶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후회를 남기는 삶을 결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 제일 잘 사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거에 연연하는 삶이 아닌, 또 미래를 걱정만 하는 삶이 아닌, 지금을 충실하게 사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지금을 잘 사는 나를 발견하고, 더 나아지는 나도 찾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 시대의 많은 사람은 과거에 연연했던 것 같습니다. 과거의 율법이 소중하기는 했지만, 율법의 정신보다는 율법의 문자에만 얽매여 있었지요. 그래서 레위기 11장과 신명기 14장에서 말하고 있는 정결하고 부정한 음식에 관한 규정을 철저하게 지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모든 음식이 깨끗하다.”(마르 7,19)라고 분명히 밝히십니다. 음식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나오는 나쁜 것들이 가장 큰 문제임을 말씀하시지요.
몸에 좋은 음식과 몸에 나쁜 음식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사람에게서 나오는 나쁜 것은 어떻습니까?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 등의 악한 것들이 사람에게서 나와서 사람을 더럽히고 있습니다(마르 7,21-23 참조).
과거의 율법이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이를 문자 그 자체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율법의 정신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 정신을 지금 이 순간과 지금 이 자리에 펼치는 삶을 주님께서 원하신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이런 삶이 후회를 남기지 않는 삶이 됩니다. 그토록 원하는 행복의 길로 가는 삶이 될 것입니다.
나라를 살린 사람은 누구?
제가 군대에 갈 때만 해도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군대에 가지 않으면 신의 아들이고, 군대에 가면 어둠의 자식이다.”
부모를 잘 만나서 소위 돈 많고 빽 좋은 사람들은 군대에 가지 않아서 ‘신의 아들’이라고 했습니다. 그에 반해서 부모의 혜택도 없고 자신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몸뚱이밖에 없을 경우 무조건 군대에 가기 때문에 ‘어둠의 자식’이라고 했던 것이지요. 물론 지금이야 이런 병역 비리가 완전히 사라졌겠지만, 예전에는 심심찮게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나오는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군대를 꺼리는 ‘신의 아들’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위기의 상황에서 주역은 늘 어둠의 자식들이었습니다. 배경 없고 힘없는 서민이지만 어렵고 힘들 때는 두 팔 걷어 젖히고 나섰습니다. 이는 우리나라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배경 없고 힘없는 서민들이 뭉쳐서 늘 나라를 구했습니다.
세상 안에서 필요 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배경 없고 힘없다고 억울해 할 것이 아니라, 더 큰 가치를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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