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여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는가? 이 세대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마르8,12)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하늘에서 오는 표징을 요구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음속으로 깊이 탄식하며 이 세대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기적을 보여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들의 이 요구는 예수님께서 일으키시는 기적을 보아야만 예수님을 하느님의 메시아로 믿겠다는 요구입니다.
기적을 요구하는 세대, 그 바리사이들이, 지금 우리의 모습, 나의 모습은 아닌지?
'우리가 주님께 요구하는 기적', 그것은 바로 지금 여기에서 '내 뜻이 이루어지는 기적'이 아닐까?
반면 '주님께서 지금 우리 안에서 일어나기를 바라시는 기적'이 있는데, 그 기적은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는 기적'이 아닐까?
우리 안에는 두 부류의 믿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부류는 토마스나 바리사이들처럼 '보아야만 믿으려고 하는 사람들'인데, 그들은 '내 뜻이 이루어지는 그런 기적을 바라는 사람들'입니다.
또 한 부류는 '보지 않고서도 믿는 사람들'인데, 그들은 내 뜻이 아닌,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는 그런 기적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입니다.
나는 어떤 부류의 사람이고,
나는 어떤 기적이 내 안에서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는가?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들, 그래서 늘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려고, 그런 기적을 만들어내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표징, 그런 기적이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라시는 주님이십니다.
내 뜻 안에 갇혀 있고,
내 뜻이 이루어지기만을 바라는 사람들은,
주님께서 자기의 것을 받아주시지 않았다고 해서, 화를 내며 동생 아벨을 죽인 카인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온 세상이 주님께서 바라시는 기적으로 가득할 수 있도록, 보지 않고도 믿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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