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3월 2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3-20 조회수 : 3555

서경의 ‘열망’편과 ‘춘추좌씨전’에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준비가 있으면 근심할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평소에 미리 준비가 철저하게 되어 있으면 환란을 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잘 준비하기가 쉬울까요? 특히 그 누구도 잘 준비하지 못하고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으로 지금 해야 할 일을 미루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죽음에 대한 준비입니다.

죽음이 찾아왔다는 것을 느낀 뒤에야 땅을 치며 후회합니다. 그리고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라면서 서운해합니다. 인생 자체가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것인데도 아직 멀었다고 합니다. 늘 후회만 가득합니다.

신앙인은 특히 이 죽음을 잘 준비해야 합니다. 그토록 가고 싶다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지금 이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아집니다. 그 첫 번째가 주님을 알아보는 것입니다. 주님을 알아보고, 주님의 뜻에 맞춰서 살아가는 것이 죽음에 대한 가장 필요한 준비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하면 죽음의 준비는 또다시 맨 뒤로 미뤄지고, 언젠가 큰 후회를 하게 될 것입니다.

준비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 말입니다. 주님께서 부르셨을 때, “예!!”하고 곧바로 응답할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다려야 합니다.

예수님의 놀라운 말씀을 듣고 사람들은 그분이 보통 사람이 아니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지도자들에게서 아무런 지침을 받지 못한 그들은 그리스도가 누구신지에 대해 여전히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메시아가 베들레헴에서 나온다는 것은 알았지만, 예수님의 탄생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그분이 나자렛에서 자라셨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습니다. 주님을 알아보지 못한 그들은 그만큼 구원의 길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바리사이들이 보낸 성전 경비병들은 예수님을 믿었습니다. 그들은 주님께서 아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을뿐더러 그분께 크게 감탄했습니다. 군중에게 일어날까 봐 바리사이들이 걱정하던 일이 오히려 그들이 보낸 경비병들에게 일어났습니다. 바리사이들이 보낸 이들은, 생수에 관해 예수님처럼 말할 수 있는 이는 살아 계신 하느님뿐임을 깨달았습니다.

이 부분에서 특이한 점은, 율법을 모르던 이들은 믿었지만, 율법을 안다고 자처하던 이들은 믿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최고 의회 의원이나 바리사이들 가운데에서 누구도 믿지 않았다는 사실은,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어도 또 많은 배움을 가졌다 하더라도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을 알아보는 믿음, 그 믿음이 주님과 함께 하는 시작이 됩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