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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2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3-25 조회수 : 3154
마라톤 전 구간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포기하는 구간은 언제일 것 같습니까? 체력적으로 힘든 마지막 구간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5~10km 지점이라고 합니다. 이때 가장 많은 낙오자가 발생하게 되는데, 오히려 30km 지점을 지나서는 낙오하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힘들다는 생각이 가득해서 초반에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30km 지점을 지나면, 이제 조금만 더 참으면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희망에 낙오하지 않고 끝까지 달릴 수 있게 됩니다.

우리 삶을 많은 사람이 마라톤에 비유합니다. 실제로 삶 안에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런데 대부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5~10km 구간입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인내를 갖고 사는 사람은 30km 지점을 달리는 중입니다. 이들은 포기라는 말을 아예 잊은 상태입니다.

마라톤을 시작했다가 곧바로 포기하는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마라톤이 내게 맞지 않아. 나는 수영을 할 거야. 나는 사이클을 할 거야….’ 그러나 다른 것을 해도 초반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힘들고 지쳐서 숨이 턱 밑까지 왔을 때, 비로소 포기라는 단어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일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주님의 일에 대해서는 ‘포기’라는 단어를 아예 내 생각에서 지워버려야 합니다.

성모님도 주님의 일에 대해서는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어떤 것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굳은 믿음으로 인해 무조건 순명하실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라는 특별한 인사를 받으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성모님의 특별함은 단순히 예수님의 어머니라는 이유 때문만이 아니었습니다. 주님의 일에 대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주님의 일이 이 세상에 이루어지는데 함께 하실 수 있었습니다.

사실 예수님의 탄생은 인간의 이해를 초월합니다. 그러나 즈카르야와 달리 성모님께서는 놀랐지만 의심하지 않습니다. 성모님의 물음은 그녀의 동정 서원에서 말미암은 것이고, 동정 잉태라는 거룩한 신비에 대한 숙고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성모님의 순명은 마지막 말씀에서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맞이하면서, 성모님의 믿음을 다시금 묵상했으면 합니다. 주님의 일을 포기하지 않는 성모님의 믿음이 바로 우리의 믿음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금붕어

금붕어는 보통 5cm의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가 조그마한 어항에 관상용으로 키웁니다. 그런데 만약 이 금붕어가 계속 자란다면 어떨까요? 어항의 크기도 맞지 않겠지만, 금붕어가 크면 도저히 아름답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2020년 8월 8일, 인도네시아의 ‘토바’라는 호수에서 무게 15kg 크기가 1m가 넘는 거대 금붕어가 잡혔습니다. 직접 잡은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대단하다는 생각보다는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붕어는 아름답다고 말해야 하는데, 징그럽다고 말하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금붕어답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그렇지 않을까요? 우리는 모두 주님의 자녀답게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주님의 자녀가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사는 것은 아닐까요? 욕심과 이기심으로 가득 차서 주님 보시기에 징그러운 모습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주님의 자녀는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 사랑의 삶을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주님의 자녀가 되어야 합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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