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고 가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아들이
주섬주섬 짐을 챙깁니다
군경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유혈이 낭자한 시위현장으로
떠나기 위함입니다
다소 어두운 표정으로
말없이 짐을 싸고 있는
아들 곁에 엄마가 있습니다
아들을 말리지 않습니다 다만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따뜻한 집밥을 차리며 말합니다
밥은 먹고 가렴
많이 먹고 힘내렴
네가 돌아오든 돌아오지 않든
엄마는 네가 자랑스럽단다
언젠가 반드시
어느 누구도 어느 무엇도
결코 갈라놓을 수 없는
감격스러운 만남으로 이어질
가슴 미어지게 아름다운 헤어짐입니다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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