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첫인상은 소통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인간의 심리 때문에 일단 형성된 첫인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저 역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첫인상에서 느낀 감정을 계속 만날 때마다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든 일에도 예외가 있듯이, 첫인상이 쭉 간다는 것 역시 분명 진리는 아닙니다.
심리학에서 처음에는 비호감이었지만 자주 보게 되면 차츰 호감으로 변하는 현상을 ‘에펠탑 효과’라고 합니다. 19세기 말,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하는 320m 철탑 계획은 당시 파리의 예술가와 시민들의 엄청난 반대를 가져왔습니다. 파리 한가운데에 엄청난 흉물이 탄생할 것이라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기념탑이 지어지면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어 갔습니다. 계속 보면서 탑의 모습에 익숙해지고 친밀감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이 탑이 바로 ‘프랑스’ 하면 떠오르게 하는 ‘에펠탑’입니다.
사람의 첫인상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첫인상이 나빴어도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면서 바뀔 수가 있는 것입니다. 조금씩 친밀해지는 과정이 편견을 벗겨버리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한 노력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를 묵상해보았으면 합니다. 계속 만나면서 친밀감을 키우는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만남에서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하느님과의 관계가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만날 수 있도록 우리의 노력이 정말로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의 무덤을 찾아온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에게 나타나셔서 부활하신 당신의 몸을 보여주십니다. 그 큰 사랑을 준 제자들에게 먼저가 아니라 여인들에게 먼저 찾아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면서 주님께 대한 사랑을 접는 것이 아니라, 죽음 이후에도 여전히 주님을 찾으면서 사랑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주님과의 계속된 만남을 통해 주님을 알아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부활의 첫 목격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과 여러분의 관계는 어떠합니까? 편견과 부정적인 마음으로 그 관계를 깨뜨려서는 안 됩니다. 계속 만나고 대화를 나누면서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때 고통과 시련을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가 깨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더 돈독한 관계가 될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던 복음의 여인들처럼, 우리 역시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충만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