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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8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4-08 조회수 : 2136

부활하신 예수님의 발현은 공상이 아니었습니다. 발현하신 분은 바로 그분이었습니다!


부활후 제자 공동체에 발현하신 예수님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고, 어떤 행동을 취하셨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예수님 입장이었다면 장난끼가 발동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을 향해“야 이 겁쟁이들아!”로 시작해서, 그 자리에서 참교육을 실시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너희들 인생 그렇게 살지들 말어라. 결정적인 순간에 다들 36계 줄행랑을 놓고 말이야! 도망가고 숨고, 부인하고 배반하고, 그게 인간으로 할짓이냐?”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십자가 아래 서 있었던 애제자 요한에 대한 공개적인 칭찬도 이어졌을 것입니다. “다들 요한 좀 본받아라! 특히 베드로 너!”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큰 수치심에 괴로워하는 제자들을 몰아부치지 않았습니다. 질책하거나 공개적인 챙피도 주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불안하고 산란한 제자들의 마음을 안정시켜 주시는 말씀을 건네셨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루카 복음 24장 36절)


자신들 눈앞에 나타나신 예수님을 보고 유령이라고 생각하는 제자들의 모습이 참으로 우스꽝스럽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유령이나 정령으로 생각했습니다. 한 필사본에 따르면 부활 예수님을 공상의 선물, 악마의 환영으로 여겼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발현은 공상이 아니었습니다. 내적인 환시도 아니었습니다. 제자들이 목격한 것은 예수님 자신이었습니다. 발현하신 분은 바로 그분이었습니다. “틀림없이 나다.” 그분의 손과 발이 그에 대한 증거였습니다. 그분의 손과 발에는 못자국이 선명하게 나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진짜 육체의 모습을 지니고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것입니다.


제자들의 두려움과 공포는 즉시 기쁨으로 변화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완전한 믿음에 도달하지 못한 제자들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활과 발현이 어쩌면 자신들이 지니고 있던 간절한 인간적 동경의 산물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자신들의 상상이 만들어낸 허구가 아닐까 생각도 했습니다.


이런 제자들에게 더 강력히 부활의 실재성을 가르치기 위해 예수님께서 나서십니다. “여기에 먹을 것이 좀 있느냐?”(루카 복음 24장 41절)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건넨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손에 드시고 그 자리에서 맛있게 발라드셨습니다.


초세기 교회 예수님의 부활하신 육체를 순전한 환영의 차원으로 격하시키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초대 교회 지도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드셨던 식사를 강조하였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이제 특유한 존재 양식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볼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몸으로 된 육체를 지니고 발현하셨습니다. 물론 그분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예수님은 유령이 아니라 살과 뼈를 지닌 사람이었습니다. 그분은 당신의 육체적 실재에 관한 모든 의구심들을 없애버리기 위해 더 이상 음식이 필요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자들 앞에서 음식을 잡수신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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