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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18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4-18 조회수 : 3036

사랑 실천으로 드러나는 부활 신앙 


[말씀]

■ 제1독서(사도 3,13-15.17-19)

성전 뜰 한가운데서 베드로는 동족 유다인들을 향하여 이제는 마음을 열 때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 백성이 비록 자신들의 지나간 역사의 의미를 밝혀준 참 예언자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보지 못하고서, 오히려 그를 배척하여 십자가상 죽음을 맞이하도록 했으나, 이를 참회한다면 구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외침이다. 그리스도는 구약의 예언자들이 예고했던 대로 이스라엘 백성만이 아니라, 모든 민족의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십자가에서 하느님과의 화해, 죄의 용서를 위해 희생되신 분이기 때문이다.


■ 제2독서(1요한 2,1-5)

요한 1서의 저자는, 인간은 언제나 죄의 상태에 빠질 수 있지만, 그때마다 겸손하게 그리스도를 향하여 돌아선다면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의 선물인 용서의 세계에 들어설 수 있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입으로는 그리스도를 향한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바꾸려는 시도와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그는 바로 거짓말쟁이가 될 수밖에 없다는 가르침 또한 잊지 않는다. 죄의 용서는 분명 거저 주어지는 은총의 선물이지만 인간은 용서의 선물을 받기에 합당한 자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만 하며, 이 노력은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일로 시작해야 한다.


■ 복음(루카 24,35-48)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순전히 영적인 모습이었을까? 그렇지 않다고 복음저자 루카는 단언한다. 루카에게 부활하신 주님은 영적인 존재가 아니라, 현실을 초월한 존재, 육체적 현실이란 하나의 초라한 표현일 뿐인 존재로 인식된다. 현실을 초월한 부활하신 주님의 이와 같은 모습은 선택된 이스라엘 백성이 구약의 역사를 통해 고대해 왔던 현실, 구약의 역사를 완성해 주는 정점으로서의 현실로 자리한다. 이 초월적 현실은 그러나 사랑으로 고통받으신 메시아 주님의 모습을 본받고자 온몸으로 노력할 때만이 다다를 수 있는 현실이다.

      

[새김]

■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사도 3,6)라는 간결한 신앙의 목소리로 성전 뜰에서 앉은뱅이를 치유한 다음, 사도 베드로는 십자가에 못 박히셨던 분이 바로 생명의 주님이셨음을 선포하며(제1독서), 요한 1서의 저자는 그분을 죄인인 우리를 하느님 앞에서 변호해 주시는 분으로 소개한다(제2독서). 부활 신앙은 생명의 주님을 고백함과 아울러 우리를 변호해 주시는 분이 계심을 기뻐하며 감사하는 신앙이어야 한다.

■ 그러나 이와 같은 부활 신앙은 주님의 말씀, 사랑의 계명을 그 어느 때보다도 철저하게 준수하려는 자세를 앞세워야 한다. 사랑의 계명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바꾸려는 근본적인 노력이 없다면, 우리의 신앙은 여전히 무덤에서 헤매는 신앙에 불과할 것이다.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시려 죽음을 마다하지 않으신 주님을 본받아, 지상생활 가운데서도 육체적 현실을 초월하는 부활의 삶을 추구하는 신앙인으로 거듭나자. 


교우 여러분, 부활 신앙은 사랑 실천으로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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