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5월 4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5-04 조회수 : 79

종양내과 전문의가 쓴 책을 보았습니다. 환자를 보며 체험하고 느낀 점을 적은 에세이 책이었습니다. 이 안에서 인상 깊은 내용을 볼 수 있었습니다. 

폐암 말기 환자가 있었는데 가족이 하나도 없는 것입니다. 이혼했고 또 자식이 없었으며, 같이 살던 동거인도 병세가 깊어지자 그의 곁을 떠났습니다. 

이제 가능성이 없는 상황이라 호스피스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남동생이 하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4~5년 전쯤 사업한다고 2억을 빌려 간 뒤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돈을 갚지 못했고, 그 뒤로 서먹서먹해져서 연락이 끊긴 것입니다. 

호스피스팀의 노력으로 동생과 연락이 되었고 드디어 동생과 형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형은 뼈와 가죽만 남은 몸으로 산소마스크에 의지한 채 숨만 쉬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본 동생이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요? 눈물을 펑펑 흘리며 형을 안았는데, 바로 그때 형이 동생을 보며 아주 힘들게 천천히 말했다고 합니다.

“내 돈 2억 갚아라!”

이 세상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동생을 향해 내뱉은 말은 ‘돈’이었습니다. 얼마나 기가 막힙니까?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형은 평소에 ‘돈’을 첫째 자리에 놓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사랑을 말하지 못하고 돈을 말했다는 사실이 슬프게 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순간에 어떤 말을 하게 될까요? 자신이 제일 크게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과거의 순교자들은 죽음의 순간에서 “예수, 마리아”를 외쳤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외칠 것 같습니까?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죽음을 앞두고 제자들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죽음 앞에서 그분이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우리 모두를 위한 사랑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도 나오듯이 평화를 주시겠다는 약속을 하시지요. 이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가 같지 않다고 하십니다. 세상이 주는 평화는 순간의 만족만을 가져다주는 것이지만,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래서 우리가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이 세상을 더 힘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줍니다. 

변함없는 주님의 사랑이 주님의 마지막 말씀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제자의 배반, 큰 사랑을 주었던 사람들이 반대편에 서서 주님을 향해 던지는 악의적인 말과 행동들을 모두 알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당신의 사랑을 접지 않으십니다. 사랑을 지우는 이유가 그분에게는 없었던 것입니다. 무조건적인 사랑, 그 사랑을 가지고 당신을 따르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저는 잘 지냅니다.

누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누님의 지인이 갑곶성지 미사에 왔는데 제가 너무 살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누님이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사실 작년 12월 23일부터 오랫동안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계속되어서 가족 모임 자체를 하지 못했습니다. 몇 달을 보지 못했으니 살이 쪘는지 말랐는지 알 수가 없었겠지요. 그래서 전화를 했던 것입니다. 

문득 들은 생각은 살찌는 것이 왜 문제일까 싶었습니다. 그만큼 잘 먹고 잘살고 있다는 증거인데요. 물론 비만이 좋을 리가 없으니 살찌는 것을 걱정하겠지만, 매일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을 하는 저이기에 굳이 걱정할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운동도 하는 사람과 운동만 하는 사람.

먹기도 하는 사람과 먹기만 하는 사람. 

어떤 사람이 건강할까요? 운동도 하고 먹기도 하고…. 그밖에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이 건강합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을 다양하게 하고 있으며, 또 규칙적으로 합니다(그래도 살이 찌는 것은 왜 그런지 잘 모르겠습니다).

모두 잘 지내십시오. 저는 이렇게 살찌면서 잘 지내고 있답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