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종류의 자동차가 있습니다. 이는 굳이 자동차광이 아니라고 해도 알 수 있습니다. 거리에 돌아다니는 차들의 종류가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각 차의 다른 장단점이 있음도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4륜 SUV 차량은 험한 비포장도로를 쉽게 달리고 높은 둔덕도 거뜬하게 넘어갑니다. 대신 가속 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지요. 반대로 스포츠카는 빠르고 날렵하지만, 비포장도로에서는 가속 능력이 거의 쓸모없을 뿐 아니라 유지비도 많이 듭니다. 차의 능력을 제대로 알아야 그것에 맞게 차를 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15t 덤프트럭을 몰면서 속도가 나지 않는다며, 또 코너링이 좋지 않다고 불평한다면 사람들의 놀림을 받게 될 것입니다. 차를 잘 모르면서 운전한다고 말이지요.
사람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각자에게는 이 세상에서 한몫을 담당할 능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절망, 좌절을 통해 그 자리에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나의 역할을 찾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창조하셨음을 믿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손길이 닳아 있기에 분명히 자신의 고유한 역할이 있습니다. 기쁘고 행복하게 하는 나의 역할을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하느님 없이 자기의 힘만으로는 그 역할을 할 수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하느님께 붙어 있어야지만 자신의 역할을 이 세상 안에서 발휘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포도나무이고, 우리는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가지는 포도나무에서 떨어지면 안 됩니다. 생명의 자양분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주님 안에서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으며, 주님 안에서 더 많은 나의 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이를 가리켜서 나를 꼼짝하지 못하게 하는 구속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나의 자유를 빼앗는 것이라 할 수 있을까요?
포도나무이신 주님에게서 떨어져 나가면 사랑을 실천할 수 없게 됩니다. 주님으로부터 받는 은총의 생활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붙어 있을 수 있을까요? 바로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사랑을 말씀하시고 보여주셨음을 받아들이면서, 우리 역시 사랑으로 말하고 사랑으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를 때 우리는 그분처럼 되며, 우리가 계명을 지켜나가면서 주님께서 주시는 참 평화를 간직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주님에게서 떨어져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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