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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5-08 조회수 : 2486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실학자인 이덕무(1741~1793)는 박학다식하고 문장이 뛰어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출세에 제약이 많은 세자 출신이었지만, 정조대왕에게 발탁되어 규장각 검서관이 되기도 합니다. 그의 학문은 훗날 정약용, 김정희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되지요. 


이런 학문적 깊이를 갖게 된 것은 그가 엄청난 독서광이었기 때문입니다. 온종일 책만 읽어도 될 정도로 책에 대한 그의 사랑은 대단했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책 읽은 곳은 어떤 곳이었을까요? 
많은 이가 책 읽는 분위기를 신경 씁니다. 조용해서 책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집에서 주로 책을 읽었고, 그의 집은 당시 가장 번화한 거리였던 종로 사거리였습니다. 사람이 가장 많은 곳이었고, 가장 시끄러운 곳이었지만 책 읽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는 것만 그러할까요? 사실 많은 상황에서 안 되는 이유를 찾는데 익숙한 우리입니다. 기도가 잘 안 되는 이유, 공부 안 되는 이유, 사랑하지 못하는 이유, 취업이 안 되는 이유…. 이런 식으로 안 되는 이유를 얼마나 많이 찾고 있습니까? 앞서 말씀드린 실학자 이덕무처럼, 위대한 위인들은 모두 안 되는 이유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되는 이유를 찾았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되는 이유가 참 많았습니다. ‘안 한다, 못한다.’ 등의 결론을 미리 내리고 보니, 되는 이유가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주님께서는 “세상이 너희를 미워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왜나햐면 세상이 주님을 먼저 미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주님을 미워하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상에 있으면서 세상의 것을 좋아하고 또 세상의 눈으로만 보고 있으니, 하느님의 뜻을 볼 수도 없고 하느님의 일을 좋아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께서 놀라운 표징과 하늘나라의 말씀을 전해주셔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미움’이라는 감정으로만 마주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바로 앞에 계시는데도 미움으로 가득 찼던 이스라엘 사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눈앞에 직접 보이지도 않고, 예수님의 말씀을 직접 들을 수도 없는 우리는 어떠할까요? 우리가 더 ‘미움’이라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 안에 힘을 넣어주셨습니다. 주님을 사랑할 수 있는 이유를 찾아서, 세상이 미워해도 사랑하는 힘을 주셨습니다. 
어떤 이유를 말하며 사는 나 자신인지를 온전히 바라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되는 이유를 찾고 있는 나 자신일 때, 주님을 발견하고 주님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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