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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6-03 조회수 : 2201
공무원 시험 대비학원의 한 강사가 합격생과 비합격생의 차이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공부하다가 힘들고 우울할 때 어떻게 하나요?’라는 질문을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합격생은 ‘울면서 공부한다.’라고 하고, 비합격생은 ‘그냥 운다’라고 합니다.”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가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미래를 보고 있는 사람은 지금 해야 할 일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에게 힘들고 어려운 일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다가오고 있습니다. 딱 한 번만 오는 것이 아니라, 크고 작은 일들이 계속 찾아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힘들다고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다가는 단 한 번도 일어설 일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순간에도 지금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어렵고 힘들 때에 울면서도 공부했던 합격생의 모습을 기억한다면, 주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 신앙인들은 어렵고 힘들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울면서도 주님의 뜻을 따르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주님의 뜻은 여기에 있습니다. 바로 사랑입니다.

율법 학자 한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라고 묻습니다. 이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첫째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그리고 둘째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라고 답변하시면서,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다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바로 어떤 일이 있어도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렵고 힘들다고 사랑하는 것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울면서도 사랑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613개의 유대교 율법 조항들을 단 하나로, 즉 ‘사랑’ 하나로 정리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의 실천을 끊임없이 노력해야 함을 강조하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생각 따로, 행동 따로의 모습을 통해서 제대로 사랑을 실천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요? 또 사랑할 수 없는 각종 이유를 말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이 모든 말씀에 동의하는 율법학자를 통해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주님의 말씀에 동의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나라에 가까이 다가서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요? 하느님 나라에 사는 사람입니다.

과감하게 벗어 던져야 할 것.

어렸을 때, 제가 살던 집에 늘 봄이 되면 제비가 날아와서 집을 지었습니다. 처음 제비 두 마리가 날아와 집을 짓는데, 정말로 힘들겠다 싶었습니다. 며칠을 쉬지 않고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진흙과 지푸라기로 집을 짓습니다. 그렇게 고생해서 지은 집입니다. 더군다나 자신의 새끼를 이곳에서 낳고 또 키운 집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6개월 정도 지나면 자신의 집을 버리고 남쪽 나라로 날아갑니다. 온 힘을 기울여 집을 지었고, 또 많은 기억이 있는 곳이지만 미련 없이 떠납니다.

책 읽다 보니, 누에고치도 딱 열흘만 살다가 버리는 집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1년을 살다가 버리는 집이 까치들의 집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어떨까요?

물질적인 것에 너무나 집착해서 버리지 못하는 우리는 아닐까요? 그래서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들의 노예가 되어 갑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계명에 집중하기보다, 세상에만 집중하는 우리들입니다. 그래서 주님과 점점 멀어지면서 주님께서 주시는 기쁨과 평화를 누리지 못합니다. 진정한 행복을 찾아 나서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과감하게 벗어 던져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조명연 마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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