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동물원에서 기린을 본 적이 있습니까? 이 기린의 키는 클까요? 아니면 작을까요? 아마 기린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모두 “크다”라고 대답하실 것입니다. 기린의 키는 자그마치 3.5~4.8m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게도 550~1,930kg입니다. 다시 한번 묻겠습니까. 기린은 크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작다고 말해야 할까요?
인간이 보기에는 엄청나게 크다고 할 수 있겠지만, 아프리카코끼리가 보기에는 너무 작게 보일 것입니다. 이 코끼리는 6.5~7.6m, 무게는 6t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더 큰 동물도 있습니다. 바다에 사는 흰긴수염고래입니다. 몸길이가 23~27m, 체중은 80~150t입니다. 아파트 8~9층의 높이입니다. 이 고래가 기린을 보면 너무 작은 미니어처처럼 보이지 않을까요?
누가 보느냐에 따라 크다 작다가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대단한 존재일까요? 별것 아닌 존재일까요? 스스로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하느님께서 바라보시면 크게 웃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느님 앞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작은 존재입니다. 그리고 부족함과 나약함이 가득하지요. 그래서 항상 겸손한 모습을 가지고 주님 앞에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 정도면 되었다는 생각으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자리에서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율법에 나와 있는 계명을 다시 설명해 주십니다. 즉, 계명을 확장시키십니다.
살인하지 말라는 율법의 계명은 화도 내지 말고, 욕도 하지 말고, 원망도 품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으로 확장됩니다. 사실 사람들은 율법에서 규정하는 그 정도만 지키고 그 이상은 나아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해’라고 생각하면서 율법이 정한 선에서 멈추어 버린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여기서 조금만 더 나아가도록 이끄십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이 모습을 따라야 할까요? 따르지 않아도 될까요?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의 뜻이기에 무조건 따라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고서 이만하면 됐다며 선을 그어 놓고 사는 것을 반대하시는 하느님이기 때문입니다. 이 선에서 조금만 더 나아가는 노력을 하라고 하십니다.
주님께서는 과연 우리의 모습을 보시고 어떤 말씀을 하실까요? 겸손하게 주님 말씀에 맞춰서 살아야 합니다. 이 정도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서 조금 더 사랑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감옥에 갇히지 않고, 자유로운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모범 남성.
한 여성단체에서 ‘모범 남성’을 선정하겠다고 홍보했습니다. 이에 수만 통의 추천서가 접수되었지요. 그런데 자기 자신을 스스로 추천한 편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이야말로 최고 모범 남성이 분명하다면서 심사의원 모두 이견 없이 동의했습니다. 이 사람은 스스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술이나 담배를 전혀 하지 않습니다. 정해진 음식의 정량 외엔 절대 과식을 하지 않습니다. 운동 시간을 정해서 하루도 빠짐없이 실천하고 있습니다. 여성이나 아이들을 절대 구타하지 않습니다. 규칙적인 생활을 몸에 익혀서 질서 정연한 삶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영화나 비디오로 시간을 축내는 법이 없습니다. 규칙적인 삶을 위해 휴대폰을 사용하지도 않습니다. 일요일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미사에 참석합니다. 이런 생활을 7년째 계속하고 있습니다.”
편지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했더니, 상대방의 전화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습니다.
“네! ××교도소입니다!”
완벽한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사람은 통제당하는 사람일뿐일까요? 아무튼 어쩔 수 없는 통제를 따르는 사람은 ‘최고의 남성’이 될 수 없습니다. 자기 스스로 통제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진정으로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스스로를 잘 통제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