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시기는 아마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에서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알파고의 일방적인 승리를 보면서,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실제 그런 내용의 영화도 등장했습니다.
인공지능의 발달이 사람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인간의 몫을 많은 부분에 담당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완벽하게 인간을 대신할 수 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알파고가 바둑만 잘 두지, 요리하거나 또 특별한 운동을 아주 많이 잘하지 못합니다. 이 영역까지 담당하기 위해서는 더 엄청난 데이터와 메모리가 필요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전원 스위치가 꺼지면 잘하는 바둑까지도 할 수 없게 됩니다.
인공지능도 결국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그만큼 인간은 고귀하며 존중받아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잊어버립니다. 인간을 완벽하게 대신할 수 없는데, 대신할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귀하게 창조하셨습니다. 그래서 다른 피조물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그 어떤 것도 인간을 대신할 수 없도록 창조하셨습니다. 이 점을 기억하면서, 하느님께 더 굳센 믿음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이 믿음 없이는 자신의 존재에 감사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하느님 창조 목적에 맞게 살지 못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예리코의 소경이 보여준 믿음을 본받아야 합니다. 그는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길 바라느냐?”라는 주님의 질문에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라고 대답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명의라도 곧바로 눈을 뜨게 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먼저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진찰해달라고 청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을까요? 그러나 무조건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청합니다.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하시는 일은 불가능한 것이 없다는 강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주님께서 하고자 하신다면 분명히 자신의 눈도 치유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런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절대로 외면하지 않습니다. 주변에서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고 있지만, 그 방해에 굴하지 않습니다. 더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라고 청할 뿐이었습니다.
주님께 대한 내 믿음의 정도를 따져 보았으면 합니다. 어떤 방해에도 상관없이 꿋꿋하게 주님만을 바라보면서, 온전하게 주님께 맡기고 있습니까?
주님의 말처럼, 믿음이 우리를 구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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