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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27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11-27 조회수 : 1454
11월27일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루카 21,34-36
 
인간의 끝에서 하느님께서 시작하십니다. 내가 죽을 때 하느님이 살아나십니다!
 
운전 중에 들은 복음 성가 가사가 제 가슴을 크게 치더군요.
 
“인간의 끝에서 하느님께서 시작하십니다. 
내가 죽을 때 하느님이 살아나십니다.
내가 맥없이 허물어질 때 하느님이 움직이십니다. 
내가 산산조각 날때 하느님께서 역사하십니다.
인간의 실패 후에 하느님 자비와 은총이 펼쳐집니다. 인간이 지나가고 하느님이 나타나십니다.”
 
오늘 전례력으로 연중시기 마지막 날을 맞이하며, 지난 한해를 돌아보니, 올해도 어김없이 고통과 상처 투성이의 삶, 실패와 좌절의 연속인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깊은 상처 그 틈 사이로 크신 주님의 자비가 흘러 들어왔음을 실감합니다.
 
한해의 마지막 날 예수님께서는 각별한 당부의 말씀을 우리에게 건네고 계십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리고 그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 (루카 복음 21장 34절)
 
돌아보니 참으로 많은 시간들을 헛되고 의미없이 보냈습니다.
내 인생 여정에서 앞으로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금쪽 같은 시간들을 흥청망청 놀고 먹고 마시는데 소모했습니다.
모든 것 하느님 자비하신 손길에 맡겨드리지 못하고 부끄럽게도 오랜 시간 근심하고 걱정했습니다.
 
곰곰히 성찰해보니 놀고 먹고 마시는 일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우리의 시야를 좁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멀리 내다보지 못하게 만듭니다. 한치 앞만 내다보게 되니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게 만듭니다.
 
지금부터라도 바오로 사도의 권고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겠습니다.
“밤이 물러가고 낮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대낮에 행동하듯이, 품위 있게 살아갑시다.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속에 살지 맙시다. 그 대신에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으십시오.” (로마서 13장 12~14절)
 
남아있는 시간들, 남아있는 인생을 주님 권고에 따라 살아가야겠습니다.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 복음 21장 36절)
 
깨어있음은 언제나 기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기도하는 사람이란 깨어있는 상태로 하느님을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일정 시간은 잠을 자야 하는 인간이기에 항상 깨어있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 하루의 많은 시간을 생업에 몰두해야 하는게 우리네 삶입니다.
 
그러나 잠드는 순간, 잠자는 순간조차도 하느님의 현존을 의식하고 감사하며 살아간다면, 그것이 곧 깨어있는 것이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일할 때 역시 주님께서 내 옆에서 나를 지켜보시고 나를 도와주신다고 생각하고 일을 하면 그 역시 깨어있는 것이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결국 깨어 기도함을 통해 우리는 주님 재림의 날에도 굳건하고 기쁘게 서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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