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12월 7일 _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12-07 조회수 : 1266

<슬픈 이야기> 
 
길 잃은
양 한 마리가 있었답니다
길을 잃고 싶은 양이 어디 있을까요 
 
어쩌다보니 길을 잃어버린 것이지요
어쩌면 길 밖으로 쫓겨났는지도 모르고요
아니 어쩌면 길을 빼앗겼는지도 모르지요  
 
어딘지 모를 외딴곳에 그렇게
양 한 마리가 있었답니다  
 
이제나 저제나 나를 찾겠지 기다렸답니다
듣는 이 있을세라 목청껏 울부짖었지요 
 
어떻게든 길을 찾아 살고 싶은
양 한 마리가 있었답니다 
 
여기든 저기든 먼저 길을 찾아나섰답니다
그러다 또 다시 길을 잃고 주저앉았답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마지막 힘을 내보았답니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끈을 놓지 않았던
양 한 마리가 있었답니다 
 
하지만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답니다
추위와 굶주림에 지쳐 쓰러졌답니다
외로움과 서러움에 사무쳐 죽어갔답니다 
 
죽기 전까지 아무도 오지 않았답니다
죽기 전까지 아무도 몰랐답니다
죽고 나서야 모두가 눈물 흘렸답니다 
 
길 잃은 양 한 마리는
어쩌면 길에서 쫓겨난 양 한 마리는
아니 어쩌면 길을 빼앗긴 양 한 마리는 
 
죽고 나서야 비로소 살 수 있었답니다
없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있을 수 있었답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