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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2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12-12 조회수 : 929

각자 자기 자리에서


[말씀]

■ 제1독서(스바 3,14-18)

기원전 7세기 중엽 활기찬 예언활동을 펼친 스바니야는 ‘주님의 날’을 새롭게 인식시켜 나간 대표적 예언자이다. 이전까지 이스라엘 백성은 이 날을 오로지 자신들을 위한 구원의 날, 환희의 날로 받아들이고 있었으나, 예언자는 이스라엘이 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이 날은 저주의 날, 응벌의 날이 될 수밖에 없음을 선포한다. 그러나 예언자는 또한 이 응벌의 시기를 넘어 하느님은 회개한 당신 백성에게 새 생명을 주실 것이며, 새 이스라엘은 구원의 충만함 속에 살게 되리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 제2독서(필리 4,4-7)

수인(囚人)의 몸으로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죽음의 위험까지 각오해야 했던 사도 바오로는 희망의 빛이 전혀 없어 보였던 감옥생활 속에서도 평온한 마음을 결코 잃지 않았음을 기억하며, 이와 같은 자신의 사도적 모습을 필립비 공동체와 나누고자 한다. 주님이 곧 오신다는 믿음으로 어떠한 고통 속에서도 희망과 기쁨을 잃지 않도록 가르친다. 이러한 믿음만 간직할 수 있다면 공동체의 삶은 변화될 것이며 진정한 평화를 맛볼 수 있으리라는 믿음에서이다.


■ 복음(루카 3,10-18)

이분이 혹시 오시기로 되어 있던 메시아가 아닐까 하는 기대감 속에 자신의 설교를 경청하고 있던 청중들에게, 세례자 요한은 메시아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대단한 준비가 아니라, 각자 자신이 처한 구체적 상황 또는 직업에 걸맞는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상식적인 자세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요한은 그러나 이와 같은 단순한 행위 속에서 장차 메시아가 이루실 보다 근원적인 새로움의 출발을 미리 내다본다. “성령과 불로 세례를 베푸실” 메시아는 옛 세상을 청산하고 새 세상을 여실 분이기 때문이다.

      

[새김]

■ 대림시기를 사는 우리에게는 우선 차분함이 요구된다. 들뜬 마음으로 실천하지도 못할 요란한 계획을 잔뜩 세워 결국 이 은총의 시기를 허송세월할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 자신을 철저하게 되돌아보는 데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복음 속의 요한 세례자의 가르침대로 지금 내가 있는 그 자리에서, 그리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그 일에서 과연 나는 진실함과 의로움을 추구하고 있는가, 그러하지 못함으로써 오시는 주님을 나처럼 열심히 기다리고 있는 우리 이웃에게 오히려 해를 끼치고 있는 못난 사람은 아닌지 반성해 볼 때다.


■ 대림시기를 사는 우리는 또한 기쁨과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차분하게 나 자신을 둘러보고 정리할 수 있다면, 오시는 주님을 영접함에 있어 초조해 하거나 두려워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주님은 어두움을 밝혀주시고 참 평화를 심어주기 위해서, 진리의 말씀으로 가르치며 당신 자신을 온전히 바쳐 봉사하기 위해서, 악의 세력으로부터 이 세상을 구원하여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서 오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교우 여러분, 성실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오시는 주님을 맞이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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