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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6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12-26 조회수 : 920

고통을 함께하는 성가정


[말씀]

■ 제1독서(집회 3,2-6.12-14)

기원전 2세기경에 집필된 집회서는 부모에 대한 효도를 인간사회의 으뜸 덕목으로 가르친다. 자식의 품행은 무엇보다도 먼저 부모, 특히 노부모에 대해 취하는 자세로 평가되어야 하며, 따라서 자식은 마땅히 부모를 공경하고 삶의 체험이 풍부한 부모의 조언과 충고를 받들어야 한다. 부모에 대한 효도는 결국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구체적인 길이므로 효도하는 이에게는 필요한 재물과 건강과 구원의 전제조건인 용서가 늘 함께 할 것이다.


■ 제2독서(콜로 3,12-21)

바오로에게 있어서 한 인생의 성공은 그가 속해 있는 집안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보다 보편적인 가정 곧 교회 안에서 구체화되고 평가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바오로는 인간상호간의 사랑의 관계를 바탕으로 신앙 공동체 구성원 상호간의 보편적 관계를 묘사한다. 남편과 아내, 자식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사랑의 끈으로 맺어져야 하듯이 교회 구성원 상호간의 관계도 마땅히 친절, 겸손, 온유, 인내 등으로 표현되는 사랑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 복음(루카 2,41-52)

성부의 뜻에 응답하기 위하여 예수님은 부모를 잠시 떠나나, 마리아와 요셉의 마음은 초조하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하는 예수님의 이의 제기는 마치 부모의 신앙 부족을 탓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믿음의 부모 마리아와 요셉은 알아듣기 어려웠던 이 사건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며, 새로운 신앙의 단계로 접어든다.  

      

[새김]

■ 성가정은 어떤 가정인가? 성가정은 효도를 으뜸으로 하며(1독서) 사랑과 이해와 순종에 기초한 가정을 말한다(2독서). 주님께서 아비를 공경하게 하셨고 어미의 권위를 보장해 주셨기 때문이며, 남편에 대한 순종과 아내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식에 대한 이해 속에서 가정은 비로소 행복을 느끼며 주님 사랑을 가시적으로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앙 공동체의 바탕이 되는 각 가정이 이렇게 성가정을 이룰 수 있을 때 교회 또한 거룩해질 수 있다. 그러기에 사도 바오로는 “여러분도 서로 사랑하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주는 끈입니다”라고 가르친다.


■ 성가정은 어떤 가정인가? 성가정은 가족 구성원 하나하나가 겪거나 겪게 될 고통을 함께 나누어 짊으로써 그 고통을 가족 유대의 근본적 토대로 승화시켜 나가는 가정을 말하며, 그 모범을 우리는 아들 예수가 짊어져야 했던 고통에 늘 함께 했던 요셉과 마리아의 가정에서 찾는다. 올 한 해 우리 가족 공동체, 더 나아가 신앙 공동체의 결속을 위해 내가 한 일이 무엇인가를 반성하는 시간, 구성원의 고통에 함께하려 노력했는지 아니면 그 고통을 더욱 무겁게 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는 시간 속에 밝아오는 새해를 맞이하도록 하자.


교우 여러분, 고통을 함께 짊어지는 성가정 이루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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