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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1-01 조회수 : 951

마음에 새겨 실천하는 어머니


[말씀]

■ 제1독서(민수 6,22-27)

구약시대에 축복은 하나의 주문처럼 기도를 통하여 전달되었으며, 어떤 사람이나 백성에게 내려진 축복의 내용들은 그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다시 말해서 후손은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축복을 통하여 자신을 낳아 준 사람의 기대에 부응할 능력을 선사 받게 되며, 이 능력은 축복을 통하여 자손대대로 계승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축복의 출처가 하느님이시니, 그 효과에 대하여 더 이상 의심을 품을 이유가 사라져 버렸다.


■ 제2독서(갈라 4,4-7)

초대교회 신자들에게 마리아는 다소 어둠에 쌓여 있던 인물로 인식되었으나, 마리아만큼 신앙적으로 완벽하고 성숙한 인물은 그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바오로는 마리아에게서 신앙인의 참 모습을 본다. 인간은 순명을 거역하는 종의 모습으로 하느님께 더 이상 순종하지 않게 되었으나, 신앙인은 마리아처럼 성령의 도우심으로 아버지 하느님의 사랑에 사랑으로 응답하며, 그분을 “아빠, 아버지!”하고 부를 수 있는 자녀가 되었기 때문이다. 


■ 복음(루카 2,16-21)

가난한 사람들, 정확하게 말해서 마음이 온전히 열려 있는 사람들만이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받아들일 수 있음을 되풀이해서 강조하고 있는 복음저자 루카는, 마리아의 모습 가운데 하느님의 부르심에 끊임없이 귀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부각시킨다. 이 부르심이 놀라운 사건 속에서 펼쳐지는 경우, 그 모습은 더욱 인상적이다. 복음 속에서 목자들이 전해 주는 이야기를 접한 마리아의 반응,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길” 뿐인 모습은 그 대표적인 예에 속한다. 

      

[새김]

■ 성탄축일에 흔히 사람들이 기대하는 세속적인 화려함을 뛰어넘어 신앙인의 참 축제로 지내도록 권할 경우, 상당수의 사람들은 부정적 반응을 일으키곤 한다. 세속적인 측면을 지워버릴 경우, 감동적인 아름다운 역사, 그러나 실은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리게 하는 역사에서 비롯되는 기쁨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앙인은 최소한 성탄이 이미 내포하고 있는 예수님의 신비, 고통의 길을 마다할 수 없는 신비, 부활의 영광을 내다보는 신비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사명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우리는 이러한 신앙인의 모범을 마리아에게서 본다. 성탄에 관한 이야기 속에서 마리아가 보여주는 모습들 하나하나가 신앙인의 본보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신앙 안에서 처녀의 몸으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며, 평범한 어머니의 기대를 뒤흔들어 놓은 초라한 구유에서의 출산을 수용하신다. 이 모든 고난의 길이 하느님의 계획안에서 펼쳐지는 것이라 믿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 역시 하느님의 부르심, 마리아가 모범을 보여주셨던 것처럼 십자가를 넘어 부활을 향한 길로 예수님을 뒤따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올 한 해를 맞이해야 하겠다.


교우 여러분,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고 신앙 안에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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