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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4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1-04 조회수 : 754

초등학교 도덕 문제입니다. 정답을 골라보세요.


“철수는 영희의 장난감을 빌려왔습니다. 철수는 빌려온 장난감을 ( )처럼 아껴 쓰고 영희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1) 내 것 2) 빌려온 것


정답은 무엇일까요? 아마 대부분 1번을 선택하셨을 것입니다. 실제로 공식 정답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빌려온 것을 더 아껴 쓰고 돌려줘야 하지 않을까요? 내 것이야 조금 상해도 괜찮지 않습니까?


내 것이 우선일까요? 남의 것이 우선일까요? 어떤 것이 더 우선이라고 콕 집어서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랑에 기준을 맞춰본다면 우선해야 할 것을 명확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즉,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기준에 맞춘다면 선택의 방향을 분명하게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무조건 내 것에 기준을 맞추라고 합니다. 그러나 주님을 따르는 사람은 주님의 것에 기준을 맞추며 사랑의 실천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 사랑의 나라에서만 가장 행복한 나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주님께서 빵의 기적을 행하십니다. 장정만도 오천 명이나 되는데 그들을 모두 배불리 먹으시고 남은 빵 조각과 물고기가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습니다. 이 빵의 기적을 통해 ‘내 것’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주님 것’에 주목해야 함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전지전능하심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실 수 있으십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도 빵의 기적을 행하실 수 있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라고 이르십니다.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빵의 기적을 행하시지요. ‘내 것’을 내놓은 누군가 때문에 그 놀라운 기적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내 것’이라 할 수 있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왜 내놓았을까요? 자기 혼자 먹기에도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내 것’이라는 생각보다, ‘주님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누가 빵을 받았는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낮은 풀밭에서 스스로를 낮추어 하느님의 빵을 받을 준비가 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참회와 신앙을 간직한 사람만이 하느님의 은총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모든 것이 사실 ‘내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님 것’을 ‘내 것’이라고 말하는 우리의 교만을 내려놓고 겸손의 옷을 입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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