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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1-16 조회수 : 1087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마야 안젤루는 40대 초반이었던 1970년에 첫 소설을 발표한 후, 2014년 세상을 뜨기 전까지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시나 소설 활동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수, 배우, 작곡가, 극작가, 프로듀서, 인권운동가, 저널리스트 등 다양한 활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변함없이 창의적인 일을 하는 것에 놀라움을 표현했습니다. 그러자 그때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창의력은 고갈되지 않습니다. 쓰면 쓸수록 더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2001년에 새벽 묵상 글을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3년은 쓸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전혀 다른 내용으로 매일 다른 글을 쓴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의 창의력도 형편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20년 넘게 쓰고 있습니다. 창의력은 고갈되는 것이 아니라, 쓰면 쓸수록 새롭게 생성되는 것이 맞나 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한 좋은 것을 더 많이 쓸 것을 요구하십니다. 그래야 좋은 것들이 더 새롭게 생성되기 때문에, 모두에게 좋은 일입니다. 사랑은 쓰면 쓸수록 더 많아집니다. 평화도 쓰면 쓸수록 더 넓어집니다. 믿음은 쓰면 쓸수록 더 깊어집니다. 

좋은 것, 필요한 것은 고갈되는 것이 아니라, 쓸수록 새롭게 생성됩니다. 성모님께서도 당신의 사랑을 계속해서 새롭게 생성해주십니다. 

유다인들의 혼인 잔치는 보통 여드레 동안 열린다고 합니다. 친척과 친지들이 모여서 축제를 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종종 잔치에서 중요한 포도주가 떨어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오늘 복음의 카나에서도 이런 난처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성모님께서는 남의 곤경을 돕기 위해 예수님께 부탁하십니다. 그런데 이 모자 간의 대화는 어머니와 아들 간의 일상적인 대화가 아닌 공적인 대화로 비칩니다. 

성모님은 아들에게 “포도주가 없구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여인이시여,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라고 대답하시지요. 그러자 성모님은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아들에 대한 깊은 신뢰심이 없다면 불가능한 것이었지요. 더군다나 어머니를 ‘여인’이라고 부릅니다. 사적인 대화가 아닌, 공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여기서 여인이란 ‘교회의 어머니’라는 뜻입니다. 

성모님의 이런 모습에 ‘기도의 전달자, 곤경에 빠진 모든 사람의 해결사인 어머니, 그에게 달려드는 모든 사람의 인자하신 어머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직 예수님의 때가 아니어서 기적을 일으킬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어머니의 간청으로 그 일이 앞당겨졌습니다. 사랑은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가능한 상황으로 만들어 줍니다. 

어떤 상황이든 상관없이 사랑하며 살아야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내 마음의 크기가 더 커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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