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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1-18 조회수 : 1172

제가 군대 생활을 할 때, ‘우정의 무대’라는 텔레비전 프로가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군인들의 장기 자랑이 주 내용이지만, 이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이며 가장 유명했던 것은 ‘그리운 어머니’ 코너였습니다. 어머니가 가림막에 실루엣만 보이고, 그 실루엣만 보고서는 자기 어머니가 맞다고 생각하는 사병이 무대로 올라옵니다. 그리고 하나같이 이렇게 말합니다. 

“뒤에 계신 분은 제 어머니가 맞습니다!!!”

한 사병의 어머니일 텐데, 아들이라고 자청하는 사병이 자그마치 2~30명입니다. 어머니가 보고 싶다는 이유, 어머니에게 안부 인사를 텔레비전을 통해서 하겠다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머니’가 보고 싶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머니의 사랑에 어떻게든 가까이 다가서려는 마음 때문입니다.

사랑의 힘으로 이 세상을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랑을 통해 어떤 것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랑을 종종 잊어버리고 맙니다.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착각 속에서 힘든 삶을 계속합니다. 

주님께서는 이 사랑을 가지고 이 땅에 오셨고, 철저하게 사랑의 삶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하지만 이 사랑을 보려고 하지 않고 또 실천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율법이라고 주장하는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입니다. 

율법을 지키는 일에 관하여 바리사이들과 충돌을 일으킵니다. 안식일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밀밭 사이를 질러가게 되었는데, 제자들이 밀이삭을 잘라 손을 비벼 먹은 것입니다. 이는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예수님께 따져 묻습니다. 

안식일에 걷는 행위도 금지되는 등 일상생활에서의 금지사항이 39개나 되었습니다. 이런 식입니다. 가벼운 산책은 할 수 있지만 1km 이상을 걸으면 율법을 어기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지금도 이스라엘에서는 안식일에 시계태엽을 감지 않으며, 편지를 뜯지 않으며, 불을 지피지도 않습니다. 예수님 시대는 이보다 훨씬 엄격했었지요. 

밀 두 이삭 이상을 따면 그것은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추수 행위라고 생각했습니다. 손으로 이삭을 비비는 것은 곡식을 타작하는 것과 같다고 보았습니다. 

율법이 하느님의 법이라면 그것은 사람을 잘 살게 하려는 것이지 사람을 율법으로 얽어매서 괴롭히려는 것이 아닙니다. 성전이 신성한 것이라면 그 안에서 사람들이 하느님을 섬기며 거룩하게 되기 위한 것이지 사람이 성전을 위하여 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사랑의 원칙에서 벗어난 모든 것은 진짜 주님의 뜻이 될 수 없습니다. 어떤 순간에도 지켜야 할 것, 바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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