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을 위해 옷을 갈아입고 시계를 차려고 하는데 시계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원래 시계를 풀어 놓는 곳이 있는데 그 자리에 없는 것입니다. 다른 곳에 두었나 싶어 이곳저곳을 찾았지만, 도대체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정전된 것입니다. 전기가 나가서 실내등이 모두 꺼져서 암흑이 되었습니다. 시계를 찾아야 하는데, 빛까지 없으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곧바로 시계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가운데 어디선가 ‘째각째각’ 시계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시계는 책상 위의 책 아래에 있었습니다.
곧바로 전기가 들어오면서 방이 밝아졌습니다. 그러나 전기가 들어옴과 동시에 많은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소리와 함께 살고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 소음들 사이에서 들어야 할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어렵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 사랑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 모두 반드시 들어야 할 소리이지만 다른 소리에 가려서 듣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정전되어 시계를 쉽게 찾을 수 있었던 것처럼, 내 주변의 소리를 잠시 끌 수 있는 침묵의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기도와 묵상의 시간입니다. 진짜 들어야 할 소리, 진짜 봐야 할 것을 듣고 볼 수 있는 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죄인, 병사, 세리, 과부 또 여자들도 대접보다는 차별받는 계층입니다. 여기에 또 한 계층이 바로 어린이였습니다. 구약성경에 어린이는 방자하고 이해력이 부족하여 엄한 훈육이 필요한 아이로 취급되었습니다. 또 풋내기이며 철부지로 불리었고, 생각 없고 철없는 아이이기에 부모가 길을 잘 들이고 엄격히 단련 받아야 할 존재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어린이는 율법을 깨닫지 못하기에 하느님께 예배드리는 집회에 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부족한 존재여도 부모에게는 특별한 존재였기에, 예수님께 어린이를 데리고 와서 축복해달라고 부탁한 것입니다. 병자가 예수님의 안수로 온전하게 치유되는 것처럼, 아이들도 온전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보입니다.
이스라엘 남자들의 생각을 제자들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느님 나라를 알리는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시는 주님을 번거롭게 하는 것으로 생각해서 사람들을 꾸짖었던 것입니다.
하느님 백성 안에서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을 따르는 사람은 모두를 사랑해야 합니다. 따라서 소외되고 아파하는 계층의 소리를 듣고 그들 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소외되고 힘들어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들과 함께하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기도와 묵상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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