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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20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3-20 조회수 : 1510

사순 제3주일

참 자유를 위한 회개 


[말씀]

■ 제1독서(탈출 3,1-8.13-15)

모세는 동족인 히브리인들을 이집트 종살이에서 구하기 위해 인간적 모험을 시도한 바 있으나 동족의 이의와 저항으로 말미암아 좌절을 맛보았으며, 결국 광야로 몸을 피해 양치는 목자로서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간다. 바로 이때 놀라운 광경 속에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신 하느님은 모세에게 친히 당신 이름을 밝히심과 아울러 이스라엘 백성을 구하기 위한 사명을 부여하신다. 모세의 하느님은 약속의 하느님, 당신 말씀에 충실하신 하느님으로서 아브라함의 후손을 해방하기 위해 역사에 개입하실 분이다.

■ 제2독서(1코린 10,1-6.10-12)

이방 세계에서 개종한 다음에도 옛 과오를 되풀이하려는 유혹에 시달려야 했던 코린토 교회 신자들에게 사도 바오로는 선조들이 밟았던 약속의 땅을 향한 여정 이야기를 전하면서 경각심을 고취시킨다. 선조들 대부분은 이 여정의 영적 의미를 깨닫지 못한 채 숱한 유혹에 빠져 하느님을 저버리는 삶을 살아갔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에서도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유혹 앞에 무너져버린다면 다를 바 무엇이겠는가?

■ 복음(루카 13,1-9)

빌라도가 최근 자행했던 갈릴래아 학살 사건으로 불안감과 궁금증을 감출 길 없던 사람들이 그리스도께 사건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나, 그리스도는 악은 죄의 결과라는 전통적 신학을 바탕으로 답을 주시기보다는 사건을 교훈 삼아 회개의 삶을 살아갈 것을 호소하신다. 하느님은 사람들을 택하시고 이들이 하느님의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은총으로 보살피시며 늘 기다려 주시나, 소명에 충실하지 못한 채 회개의 삶을 멀리한다면 결과는 두려움뿐이다.

      

[새김]

■ 성경의 하느님은 모세에게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시키는 사명을 주시기 전 친히 당신의 이름을 밝혀주시며, 하느님의 이름에 대한 경외심으로 유다인들이 한 번도 발음해 본 적이 없다 하더라도 그 이름은 ‘야훼’이다. 물론 이 이름은 여러 가지 신학적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모세에게 중대한 사명을 내리시며 일러주셨다는 점에서, 이 이름은 당신이 파견하시는 모세가 사명을 수행하는 동안 늘 ‘함께 있겠다.’ 하는 하느님의 의지가 담겨 있는 이름이다. 이렇게 성경의 하느님은 당신 약속에 충실하신 하느님, 모세를 비롯한 당신 백성과 언제나 함께하시는 하느님이다.

■ 함께하시는 하느님께 이스라엘 백성은 마땅히 회개의 삶으로 응답해야 했으나, 모세 시대 이후 구약의 기나긴 역사는 부정적인 평가를 숨기지 않는다. 약속의 땅에 다다르기 이전 광야에서, 그리고 정착 생활 내내 배은의 역사는 지속되었으며, 결국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죽음까지 요구한 역사였다. 우리는 또 다시 사순시기에 서 있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교훈 삼아 우리 자신의 지난 삶을 철저하게 반성하고, 구원 곧 참 자유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기다려 주신 하느님께 다시 돌아서는 회개의 삶을 불태울 때다.


교우 여러분, 주님은 여전히 우리의 회개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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