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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27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3-27 조회수 : 1517

사순 제4주일

화해의 시기

 

[말씀]

1독서(여호 5,9ㄱㄴ.10-12)

오늘 독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의 약속대로 요르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발을 디딘 다음, 그 땅의 소출로 처음 지낸 파스카 축제를 전해 준다. 물론 약속의 땅 진입은 축복의 표지였던 땅을 향한 떠돌이 생활의 마침표로 보일 수 있었으나, 이는 어디까지 참 행복을 향한 기나긴 여정의 초보 단계에 불과했다. 여호수아의 지휘 아래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약속의 땅을 정복해 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감사의 축제와 함께 새로운 시작이 전개된다.

2독서(2코린 5,17-21)

사도 바오로에게 참된 약속의 땅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과 용서가 다스리는 새로운 내적 세계이다. 바오로는 하느님과 인류의 화해를 위해 제물이 되신 그리스도를 통해 새로운 세계가 모든 민족에게 열리게 되었음을 전하는 사명 앞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듯하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사람들에게 그들의 잘못을 따지지 않으시고 우리에게 화해의 말씀을 남기셨으니”, 죄스러운 인간의 조건을 짊어지신 채 우리를 찾아오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인간은 비로소 하느님과 의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복음(루카 15,1-3.11-32)

탕자의 비유 이야기를 통해 복음서 저자 루카는 자신의 복음서에서 줄곧 상호 대치되는 그룹으로 등장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한편에는 자신의 가련한 처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거저 베푸시는 사랑의 선물 앞에 온전히 열려있는 세리들과 죄인들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자신들의 선행을 내세우며 스스로 만족함으로써 하느님의 자비에 별 아쉬움을 느끼지 못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있다. 부족함이 없는 이들에게 축제가 무슨 기쁨을 줄 수 있겠는가!

[새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의 선조들에게 약속해 주신 선물 가운데 으뜸가는 요소는 두말할 것 없이 정착해 살 수 있는 땅이었으며, 이 땅에 들어서기 위해서 이스라엘 백성은 수많은 고통과 유혹의 시간을 보내야 했으나, 그때마다 하느님께서 파견하신 사람들의 인도로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정작 약속의 땅에 진입해서 파스카 축제를 올릴 때도, 부족했던 지난 시간들을 반성하여 하느님과 화해하고 정복을 위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함에 의미를 찾고자 했다. 진정한 화해로 힘을 얻어 참 약속의 땅인 하늘나라를 향하여 새로운 출발을 다짐해야 하는 사순시기, 우리는 그 한가운데에 서 있다.

화해를 위해서는 복음 속의 탕자나 탕자가 상징하고 있는 세리들과 죄인들을 본받아 하느님의 자비에 온몸을 열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가 아니라 하느님의 도우심에 힘입어 만족하는 사람, 하느님은 내게 꼭 계셔주셔야 할 분으로 고백하는 사람으로 거듭나야 한다. 하느님의 도우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고백하고 드러내는 거룩한 행위인 고해성사, 이 성사로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고 그분 그리고 이웃과 화해를 이루자! 화해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만이 파스카 축제는 참 기쁨을 주는 축제로 다가올 것이다.

 

교우 여러분, 가족 그리고 이웃과의 화해가 절실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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