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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3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4-03 조회수 : 1571

사순 제5주일

내일의 삶을 위한 회개

 

[말씀]

1독서(이사 43,16-21)

바빌론 유배 중에 유다인들은 과거의 역사를 회상하는 일에 집착해 있었으나, 한 예언자가 나서서 미래를 향해 시각을 넓히도록 호소한다. 하느님은 곧 당신 백성에게 제2의 이집트 탈출, 다시 말해서 바빌론 탈출을 선사하실 것이며, 이로써 유배민들은 광야를 본국으로 귀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2 이사야라 불리는 익명의 이 예언자에게 본국 귀환은 이스라엘 백성의 철저한 회개와 삶의 변화를 전제로 한다.

2독서(필리 3,8-14)

예수 그리스도와의 신비스러운 만남 체험을 통하여 사도 바오로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자랑거리들을 쓰레기 정도로 취급하기에 이른다. 특히 그는 율법준수로 하느님과 의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믿어왔으나, 그리스도를 만난 이후 하느님과의 진정한 관계는 오로지 그분의 자비에 달려 있음을 의식하고서 이제는 자기 자신이 아니라 말씀이신 그리스도를 중심에 모시고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복음(요한 8,1-11)

바리사이들은 율법제일주의에 빠져 글자 그대로의 율법준수에 최선을 다했으나, 율법준수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죄인들은 쉽게 멸시해버렸다. 이들은 오늘 간음한 여인의 경우를 예로 그리스도를 궁지에 몰아넣고자 한다. 율법에 내맡길 경우 그분이 강조해오신 사랑이 걸리고, 용서에 호소할 경우 율법을 위반하는 결과가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하는 말씀은 율법을 존중하면서도 하느님은 용서와 자비를 원하시는 분임을 선포하는 말씀이다. 곧 율법의 완성은 사랑이며, 각자는 남을 판단하기보다 자신의 회개에 전념해야 함을 이르시는 말씀이다.

[새김]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살아온 날들을 회상한다. 고이 간직하고 싶은 아름다운 추억일 수도 있으며,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아픔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신앙인에게 과거 회상은 늘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미래를 계획함에 도움이 되는 경우 과거 회상은 의미가 있다는 말이다. 과거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집착을 고집한다면 염세주의자나 회의주의자로 전락해 버릴 것이다. 유배 중의 동족을 위한 예언자의 호소나(1 독서) 사도 바오로의 가르침의(2 독서)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면, 과거는 지금도 진행 중인 시간으로 자리할 것이다.

사도 바오로는 율법주의자로 살아온 지난날들을 반성하며 하느님의 자비 없이 신앙인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고백한다. 그리스도는 율법준수를 통해서만 하느님과의 의로운 관계가 가능하다고 믿고 있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향하여, 이웃을 판단하여 단죄하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회개하여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에 이를 것을 구체적인 사건을 통하여 가르치신다. 사순시기의 진정한 의미는 용기 있는 회개에 있다. 회개의 삶을 통해 하느님은 물론 이웃과의 구원 관계를 희망하며 다짐하기로 하자.

 

        교우 여러분, 회개는 용기 있는 신앙인들의 위대한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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