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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24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4-24 조회수 : 1797

운전을 한 지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이 운전경력이 이제 운전을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처음에는 운전이 제게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차선을 바꾸는 것도 힘들었고, 차 속도를 높이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주차하는 것은 왜 이렇게 힘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 모든 것을 능숙하게 할 수 있습니다.

운전을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초보 때의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초보 때의 능숙하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운전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언젠가 어떤 분이 “신부님께서는 운전면허를 취득한 지가 얼마나 되셨어요?”라고 묻습니다. 사제서품 받고 나서 운전면허를 땄다고 말씀드리자, 그분께서는 “신부님, 저는 면허 딴 지 벌써 40년이 되었어요.”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40년 동안 단 한 번도 운전해본 적이 없답니다. 소위 장롱 면허 소유자였습니다. 면허증은 있지만 운전을 못 하는 아주 소용없는 운전자일 따름입니다.

주님 앞에 나아가기 위해서도 실패도 체험하고 피하고 싶은 고통의 순간도 겪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시간을 통해서 주님을 더 자세히 알게 되고, 주님과 가까운 관계를 만들면서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이 실패의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모든 것을 지켜주셨던 예수님의 부재는 그들의 삶 자체를 흔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는 말과 함께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 나타나셨습니다. 실패 안에만 머물도록 하지 않는 주님의 사랑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침 그 자리에 토마스 사도가 없었기에, 나중에 들은 이야기만으로는 부활 소식을 믿을 수 없어서 제자들의 증언을 부정합니다. 그리고 토마스 사도도 있는 자리에 나타나신 예수님께서 토마스에게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라고 이르십니다.

토마스는 자신이 말한 대로 손가락이나 손을 못 자국에 넣어 보지 않습니다. 곧바로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고 고백하지요.

믿음의 유형은 이렇지 않을까요? 첫째는 보고도 믿지 않는 유다인들입니다.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 예수님을 십자가형으로 몰았던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둘째는 보고서 믿는 사람들입니다. 제자들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것입니다. 마지막이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들입니다. 오늘날의 많은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들이야말로 가장 행복하다고 말씀하십니다.

보고도 믿지 않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주님 앞에 나아가는 믿음이 전혀 없어서, 어렵고 힘들면 곧바로 넘어질 사람입니다. 절대로 주님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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