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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25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4-25 조회수 : 1589

작아지고 작아지면 어느새 찾아오실 당신... 
 
 
언젠가 형제들과 한 식당에 들렀을 때의 일입니다.
메뉴를 들고 온 여종업원이 얼마나 친절한지 깜짝 놀랄 지경이었습니다.
서서 주문을 받는 것이 아니라 손님 앞에 무릎을 꿇고 공손하게 메뉴판을 건넵니다. 
 
온몸에 친절이 철철 넘쳤습니다.
상냥한 미소를 지으면서 주문을 받았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상황 앞에 저는 너무나 황송해서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그 여종업원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우리 교회의 모습도 저렇게 바뀌어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런 겸손한 모습이야말로 우리 교회가 살길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자세가 아니라 낮은 자세로, 뻣뻣한 태도가 아니라 상냥한 태도로, 1대 다수가 아니라 1대 1로 접근하는 그런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훌륭한 의사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환자는 제 고객이기도 하지만 제 스승입니다. 병원은 환자가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혹은 숨질 때까지 책임져주는 곳이어야 합니다.
끊임없는 연구는 의사의 의무이지, 결코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이 세상 하나뿐인 생명을 맡겨주는 환자들과 하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오늘 첫번째 독서인 베드로 1서에서 베드로 사도는 겸손의 덕에 대해 강조하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모두 겸손의 옷을 입고 서로 대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대적하시고, 겸손한 이들에게는 은총을 베푸십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강한 손 아래에서 자신을 낮추십시오.
때가 되면 그분께서 여러분을 높이실 것입니다.”(베드로 1서 5장 5절~6절) 
 
베드로 사도, 예수님의 수제자로 살던 시절, 자신에게 있어 늘 부족했던 겸손의 덕이 늘 가슴에 사무쳤을 것입니다.
세 번에 걸친 수제자 배반 사건 이후, 철저하게도 무너져 내린 이후, 눈가가 짓무를 정도로 피눈물을 흘린 이후, 그는 비로소 참된 겸손의 덕이 무엇인지를 온전히 깨달았습니다. 
 
베드로 사도께서 그토록 처절한 체험, 절절한 마음으로 우리에게 외치시니, 그 가르침이 더욱 마음에 와닿습니다.
“겸손의 옷을 입으십시오!”
“하느님의 강한 손 아래에서 자신을 낮추십시오!” 
 
당신이 그리우면
촛불을 켭니다.
작아지고 작아지면
어느새 찾아오실 당신...
(하삼두 스테파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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