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4월 3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4-30 조회수 : 1686

지금도 초등학교 때의 성당 친구들을 만납니다. 종교로 뭉친 우정처럼 보이지만, 사실 더 큰 것은 어렸을 때 신앙학교를 비롯해서 함께 했던 시간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시만 해도 어디를 여행 간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성당에서 ‘신앙학교’라는 이름으로 낯선 곳으로 떠나는 것입니다. 가기 전에는 솔직히 낯설고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신앙학교를 다녀온 뒤 우리는 너무나 친해졌습니다. 처음의 집 떠남이 겁났었지만, 새로운 만남에서 깊은 유대감을 얻은 것입니다.

종종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야 더 이로울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안에서 사람들과 새로운 만남을 만드는 것이라면 절대로 피해서는 안 됩니다. 40년 넘게 유지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주고, 소중한 기억을 남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도 우리가 세상의 익숙한 것에서 자유로워지길 원하시는 것이 아닐까요? 세상의 관점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관점 안에 살라고 하십니다. 순간의 만족이 아닌 영원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길을 통해 풍요로운 삶을 살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나오는 세상의 눈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놀라운 모습을 직접 보여주신 것이 아닐까요?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 배에 가까이 오십니다. 물 위를 걷는 것은 예로부터 하느님이 구원의 길을 걸으시는 동작으로 전해져 왔습니다. 욥기에는 하느님은 바다의 등을 밟으신 분(욥 9,8)으로 표현하고 있고, 시편 77,20에는 바다를 밟고 가로질러 다니시는 분으로 표현하며, 이사 43,16에는 바다 가운데에 길을 내시고 거센 물 속에 큰길을 내신 분으로 전해줍니다. 이제 하느님의 능력이 오늘 물 위를 걸으신 예수님께 옮겨져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느님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한밤중에 물 위를 걷는 사람은 누구나 놀라고 무서워할 것입니다. 이 세상의 어떤 사람도 할 수 없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하십니다. 하느님의 존재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예수님을 배에 받아들였을 때, 그 순간 배가 그들의 목적지에 닿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주님을 우리 마음에 받아들일 때 우리 구원의 목적지에 닿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일은 절대로 익숙한 일상의 모습이 아닙니다. 그래서 두려움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그 하느님의 일을 거부해서는 안 됩니다. 더욱더 하느님을 받아들이기 위해 우리의 마음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하느님과의 소중한 관계를 새롭게 만들게 되고, 이 안에서 커다란 기쁨과 행복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