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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22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5-23 조회수 : 1829

부활 제6주일

참 진리를 찾아 나서는 길

 

[말씀]

1독서(사도 15,1-2.22-29)

초대교회는 탄생하면서 온전히 하나 된 공동체로 보이기는 했으나, 이 공동체의 종교적 난제들 가운데 하나는 수구세력(유다교 출신 신자)과 진보세력(이방인 출신 신자) 사이의 갈등이었다. 그러나 공동체 안에서 활동하시는 천주 성령의 인도로 사도들은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가 할례법을 위시한 여타 유다교 전통 의식 거부를 호소했던 종교적 내적 자유를 인정하기에 이른다. ‘예루살렘 공의회라 불리는 이와 같은 모임을 통해서 교회는 천주 성령의 도움에 힘입어 교회의 일치를 다져나간다.

2독서(묵시 21,10-14.22-23)

세상 종말에 드러날 하느님의 거룩한 도성 안에서 참 진리는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 이 진리는 사도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세워진 교회가 선포하고 가르치는 진리이며, 성전이나 해 또는 달 등과 같은 상징들을 통하여 지금까지 모호하게 알려져 왔던 현실을 완전히 벗어나게 되는 진리이다. 부활하신 그리스도, 바로 그분이 거룩한 도성을 비추는 빛의 원천이시다.

복음(요한 14,23-29)

예수께서 당신 제자들에게 호소하시는 믿음은 하나의 창조적 믿음이다. 그분은 제자들에게 당신의 말씀을 전해 주었으나, 이 말씀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령의 빛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난의 시기가 지나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제자들은 자신들에게 맡겨진 진리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며, 우리에게 이 시기는 세상 종말까지의 인류 역사를 통하여 전개될 시기이다.

[새김]

오늘의 독서를 통하여 우리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믿어 고백하는 작은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이제 유다교 또는 팔레스티나라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이방인들의 세계로 전파되어 나가는 과정을 목격한다. 그냥 그대로 머물고 싶은 울타리를 벗어나고자 함은 이미 갈등과 고통을 전제로 하며, 그러기에 신중한 판단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유다교를 기초 삼아 탄생한 그리스도교가 이방인들을 선교의 대상으로 삼기 위해서는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이 만만치 않았으나, 사도들은 천주 성령의 인도로 기본 가르침을 손상치 않는 범위 내에서 선교에 도움이 된다면 수용할 것은 과감히 수용하고 허용하는 결단력을 보이며 하나 됨을 추구한다.

사도들이 예루살렘 공의회라 불리는 공식적인 첫 모임을 계획하고 이 모임을 통해서 수구와 진보세력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여 일치를 다져나갈 수 있었던 것은, 스승이신 그리스도께서 말씀과 행적으로 가르치며 심어주셨던 창조적인 믿음 덕분이었다. 성령의 도움으로 스승의 말씀을 올바르게 이해하여 참 진리에 다가서려는 창조적 믿음을 앞세웠기에, 갈등을 분열이 아니라 일치를 더욱 확고히 하는 자본으로 응용해 나가는 슬기를 자랑할 수 있었다. 참 진리는 물론 마지막 날 찬란하게 빛날 것이나, 지상에서 우리는 사도들의 모범을 본받아 말씀이신 이 진리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기도하며 땀 흘려야 할 것이다.

 

교우 여러분, 진리는 우리를 하나로 모으고 자유롭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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